“구제역…무서워서 피하나? 비싸서 피하지”

2011-02-28     박상권 기자
소비자들은 구제역에 따른 ‘안전문제’보다는 ‘급등한 가격’에 더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SK마케팅앤컴퍼니(대표 이방형)는 온라인 리서치 패널 ‘틸리언’과 성인남녀 1294명을 대상으로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구매행태’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구제역 이후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54%에 달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젊은 세대보다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더욱 민감했다.

연령대별로 30대의 57%와 50대의 63%가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20대는 49%만 응답해 젊은 세대에서는 오히려 소비 변화가 없다는 응답(50%)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비를 줄인 소비자 699명 가운데 24%는 ‘안전이 걱정된다’고 응답했으며, 73%는 ‘돼지고기 값이 너무 올라서’라고 답했다.

이들 응답자의 32%는 돼지고기 값이 구제역 파동 전 보다 21~30% 정도 상승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21%는 11~20% 상승했다고 체감했다. 50% 이상 상승했다고 느낀 응답자도 13%나 차지했다.

돼지고기를 대체하는 식품으로는 생선이 31%로 가장 많았고, 닭고기도 30%로 뒤를 이었다. 돼지고기 대신 두부를 구매했다는 응답도 15%를 차지해 육류대신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고 있는 소비자도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 상품의 선호도는 성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은 33%가 닭고기를 선택한 반면, 여성은 생선이 31%로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또 구제역 발발 이후 국산 돼지고기 대신 수입산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도 증가했다.

국산 돼지고기 대신 수입산 돼지고기로 바꿔 구매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31%가 ‘그런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76%가 그 이유로 ‘가격이 저렴해서’라고 답했다.

수입 돼지고기 원산지는 유럽산(프랑스·네델란드·벨기에)이 36%로 가장 많았고, 북미산(미국·캐나다)이 33%, 남미산(칠레)이 18%로 뒤를 이었다.

김두현 SK마케팅앤컴퍼니 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구제역 발발 이후 서민들의 소비가 집중됐던 돼지고기 구매행태가 크게 달라졌음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돼지고기 값이 오르면서 닭고기, 생선, 두부 등 대체식품과 수입산 돼지고기까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