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무주리조트 마저 매각하는 까닭은?

2011-02-21     김정남 기자
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 매각에 나섰다.

대한전선은 무주리조트의 매각 진행상황과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영주택을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매각협상을 진행한 뒤 오는 25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이 양귀애(64) 명예회장이 끔찍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무주리조트마저 매각에 나선 배경은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그동안 대한전선이 주력인 전선업에 집중하겠다고 꾸준히 밝히면서 무주리조트 역시 매물로 거론되긴 했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설마' 하는 의견도 있었다. 일종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서울대 음대 출신인 양 명예회장은 남편인 고 설원량 회장의 타계이후 설원량문화재단을 설립, 이사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무주리조트에 음악축제를 열었다. 격주 토요일마다 '토요일의 안단테'라는 클래식 연주회를 시작했다. 성수기인 여름에는 3일 내내 공연하는 '뮤직페스티벌'도 열었다. 음악축제가 있을 때마다 무주에 머물렀음은 물론이다.

때문에 전선업과는 관련이 없음에도 무주리조트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說)이 업계에는 꽤 설득력있게 나돌았다.

하지만 양 명예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주리조트를 매각하는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전선은 전선업과 관련이 없는 계열사들을 계속 매각하고 있다.

무주리조트가 사실상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막바지 '카드'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외부에서 그룹 회장을 데리고 오는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사실상 올인한 상황에서 무주리조트를 매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20대의 나이로 그룹 부회장에 오른 아들 설윤석(30·사진) 부회장에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3세 경영' 시대를 맞은 대한전선으로서는 설 부회장이 주력인 전선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