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차기 회장, 아직도 '오리무중'
2011-02-17 이형구 기자
다만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마평에 오르내릴 뿐이다.
박 두산 회장과 허 GS 회장은 한때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으나 모두 고사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회장단 회의를 앞두고 '전경련 회장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며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던 박 회장은 고사의지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직을 맡지 않겠다는 회장님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 이어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허 GS회장도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GS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회장님께서 전경련 회장단에 나오신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타진한 적도 출마를 고려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인 조양호 한진 회장 역시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어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IOC실사단이 평창에 와있는 상황에서 차기 전경련 회장직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17일 프라자 호텔에서 열리는 회장단과 고문단 모임 참석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총수들이 한결같이 고사의지를 밝힘에 따라 24일 총회를 앞두고 17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과 고문들의 회동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전경련에 따르면 전경련 회장단과 명예회장단, 고문단은 1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새 회장을 추대하기 위한 비공식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전경련 고위 간부들은 그동안 새로운 회장을 추대하기 위해 회장단을 접촉한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만일 이날 모임까지 회장직을 맡겠다는 재벌 총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연장자 우선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 중 가장 연장자는 1938년 출생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 회장이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이 이미 고사의지를 거듭 밝힌 상황이라 연장자 우선 원칙에 따르면 이준용 회장이 가장 유력하다.
이 대림산업 회장은 회사 일을 이유로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하고 있으나, 상황이 변할 경우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