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권 경쟁 가열… 복잡한 구도 속 ‘키맨’은 홍준표?

일각 “직접 출마, ‘리스크’ 너무 커... 黃 또는 吳 지지 후 대선 직행”

2019-01-18     고정현 기자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황교안vs오세훈’ 2강 구도냐 ‘황교안vs오세훈vs홍준표’ 3강 구도냐.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등장으로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가 ‘키맨’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그가 직접 출마할지 아니면 2선에서 한쪽을 지지하는 스탠스를 취할지를 두고 설왕설래다.

당초 정치권은 황 전 총리의 등장이 홍 전 대표에게 출마 명분을 제공했다고 관측했다.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역임했고,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홍 전 대표가 또 전대에 나오는 것은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인데, 황 전 총리가 '친박' 딱지를 붙이고 출마하면 그것을 비판하면서 슬쩍 당권 가도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가 개국 25일 만에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면서 이 같은 관측엔 더욱 힘이 실리는 듯했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선 전혀 다른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홍 전 대표가 전대에 직접 출마하는 대신 유력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할 것이란 분석이다. 패배했을 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근거에서다.

홍 전 대표의 최종 목표가 ‘대권’임에는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홍 전 대표가 자칫 전대에서 대패하게 되면 그 즉시 ‘대권’의 꿈은 송두리째 사라지게 된다. 현재 홍 전 대표의 당내 기반은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럴 바엔 유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외부에서 힘을 더 끌어모으면서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홍 전 대표에게 훨씬 이득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느냐다. 만약 홍 전 대표가 오 전 시장을 지지할 경우엔 ‘명분’을 잃게 된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한쪽은 배신자 집단이고 다른 한쪽은 비겁자 집단인데 이들을 연합한 게 한국당”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발언대로라면 복당파인 오 전 시장은 ‘배신자’에 해당한다.

더욱이 홍 전 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TK 일부마저 민주당에 빼앗기는 쓴맛을 경험했다. 정치권은 지선 직전 홍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를 강행한 것이 ‘TK 붕괴’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가 오 전 시장을 지지하는 것은 그에겐 직접 출마 후 패배하는 상황만큼이나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의 최대 주주인 TK 없이 ‘대권’을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반면 홍 전 대표가 황 전 총리를 지지할 경우엔 TK 보수 세력의 환호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여권의 ‘적폐 프레임’ 공세에 직면할 수 있다. 여권의 집중포화에 시달리다 대권 재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홍준표 전 대표는 오는 30일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까지 당내 상황을 보며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열흘여 동안 다른 전대 주자들의 교통정리 상황을 지켜보고 전대 출마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 출판기념회에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홍 전 대표가 이날 출마선언을 하더라도 전대 직전 중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은 출마 선언 후 상황 추이를 보면서 한쪽 손을 들어주며 출마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전대를 코앞에 두고도 이날 출마 선언 자체를 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