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vs 정의선, 경영전면에 나선 재계의 두 황태자

2010-12-13     이형구 기자
지난 3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그룹에 본격적인 '3세 경영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사장의 승진을 계기로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3세 경영인인 현대·기아차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에도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는 국내 업계 1, 2위 그룹을 대표하는 3세 경영인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 이 두사람의 성향과 학·경력, 향후 경영 스타일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1968년(43)생이고, 정 부회장은 70년(41)생이다. 이 두 사람은 사석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 사장을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이처럼 나이는 이 사장이 두살 위이지만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나선 시기나 승진은 정 부회장이 한 발 빠르다.

◇승진은 정의선 부회장이 한 발 빨라

정 부회장은 99년 현대자동차 이사로 본격적인 그룹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후 상무(2001년), 전무(2001년), 부사장(2003년)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6년만인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차 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정 부회장은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로 꼽히는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자동차 디자인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 기아차의 디자인 경영을 주도했다.

그 결과 기아차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2008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18조4100억원의 매출에 1조1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그는 이 처럼 기아차의 흑자경영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이재용 사장은 정 부회장보다 2년 늦은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실 상무보로 경영수업을 시작해 상무(2003년), 전무(2007년), 2009년(부사장)을 거쳐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이 사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는데 4년이나 걸리는 등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좀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한 이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었다. 또 구글 등과 전략적 제휴를 주도하는 등 경영능력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아직 하나의 독립적인 기업을 이끌 만한 능력을 충분히 입증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앞으로 이 사장은 기업의 CEO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정의선, 계열사 지배력 확보가 문제

승진에서는 이재용 사장에 정의선 부회장이 한 발 앞섰지만, 정 부회장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확보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이 되는 계열사들 중 기아차 주식 1.99%만 보유하고 있다.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지분 31.8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글로비스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빗→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순환출자구조에서 비껴 서 있다.

그는 앞으로 1조8800억원에 이르는 글로비스의 지분을 발판으로 향후 현대·기아차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반면 이 사장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확보 측면에서는 이 사장이 정 부회장보다 한발 앞서 있는 셈이다.

이처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 사장과 정 부회장. 재계를 대표하는 3세 경영자인 두 사람이 앞으로 보여 줄 경영스타일과 수완 등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표> 정의선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 비교

정의선 기아자동차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생년월일 1970년 10월18일 1968년 6월23일

학력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 경복고, 서울대 동양사학과, 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영학 석사 일본 게이오대 석사과정,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박사과정

경력 1991년 현대모비스 입사, 1991년 삼성전자 입사
1997년 이토추상상 뉴욕지사 입사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1999년 현대자동차에 이사로 경영참여 상무보로 경영참여
2001년 상무승진,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2년 전무승진 2007년 삼성전자 전무(CCO)
2003년 부사장 승진 2009년 삼성전자 부사장(COO)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 2010년 삼성전자 사장
2009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배우자 정지선(정도원 삼표산업 회장의 장녀) 임세령(임창욱 대상그룹 명예 회장의 장녀)과
이혼

특기사항 검소하고 소탈하며 예의바름. 차분하고 예의바름. IT분야
IT와 자동차 접목분야에 관심 많음. 신기술에 대한 관심 많음.
스포츠 좋아하고 골프실력은 80대. 영화감상 좋아하고, 골프는 싱글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