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대출계약서 제출 부정적"

2010-12-07     이민정 기자
현대그룹은 6일 채권단의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대한 추가 증빙자료 요청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출계약서 제출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으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1조2000억에 대한 외혹이 불거지자 현대그룹에 담보, 보증, 이자율 등 대출전반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대출계약서와 부속서류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70~80페이지 가량되는 대출계약서 등에는 영업비밀 등 기업이 공개할 수 없는 자료가 들어있다"면서 조달한 자금이 무담보, 무보증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나티시스은행이 발급한 대출확인서를 대신 제출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티시스 확인서가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7일 오전까지 만족할 만한 추가 소명자료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최종적으로 주주협의회의 의견을 수렴해 양해각서(MOU)에 따라 5일간의 추가 소명 요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미 충분히 소명을 했다"면서 "필요하면 추가 소명자료를 제출하겠지만, 그 종류와 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그룹이 독일 엔지니어링기업 M+W그룹을 현대건설 인수 전략적투자자로 끌어들이면서 맺었던 계약의 일부가 공개됐다.

현대그룹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현대그룹과 스툼프 간 계약내용협의서(Term Sheet)에는 M+W 그룹의 모기업인 스툼프그룹이 1조원 규모를 투자하며 현대건설 인수에 참여하는 대가로 건설 인수 후 현대엔지니어링 경영권을 가지며, 2년 뒤 인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5장의 협의서에는 각 페이지 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지 스툼프 스툼프그룹 회장의 서명이 들어있다.

현대그룹은 이에 대해 "협상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의 한 부분일 뿐"이라면서 "협상에서 서로 이견이 있어 결별했고, 이미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