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읽어주는 파리 미술관

[파리 미술관 역사로 걷다] 저자 이동섭 / 출판사 지식서재

2019-01-14     김정아 기자

낭만과 예술, 혁명이 존재했던 프랑스 역사 속에는 시대를 대변한 예술가들이 존재했다. 왕정과 혁명기를 거쳐 제정시대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예술가들이 역사 속에서 자신의 의지와 흔적을 남기려 고군분투하며 도전해 왔다.

1789년 프랑스 혁명기반으로 시민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유로운 예술과 문화가 꽃 피우기 시작하면서 파리 고유의 도시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다.

프랑스는 혁명, 공포 정치, 나폴레옹의 등장과 제1제정, 제2제정, 파리 코뮌, 제3공화국을 거쳐 자유ㆍ평등ㆍ박애를 내세운 시민사회가 자리잡는다.

왕정과 혁명 제정을 거쳐 완성된 프랑스 미술가의 일대기를 그린 신간 '파리 미술관 역사로 걷다'는 시대를 거스르면서 프랑스 전역을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주는 책이다.

책은 12부분으로 나뉘어 역사의 현장을 대표하는 예술가를 등장시킨다. 첫장에서는 왕정과 혁명·제정 시기 동안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살아남았던 예술가 다비드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천재화가인가 비열한 기회주의자인가’에 대한 화두를 독자에게 던지기도 한다. 다비드는 나폴레옹에게 중용되어 예술적·정치적으로 미술계의 최대 권력자로 화단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고대 조각의 조화와 질서를 중시하고 장대한 구도속 세련된 선으로 고대 조각과 같은 형태미를 만들어 냈다.

들라크루아와 부르봉 왕조를 거쳐 농부가 화폭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대가 열리는 대표화가로 밀레를 등장시킨다. 이 시대 이후부터는 노동자와 하층민의 예술의 주된 대상으로 등장하며 대중을 어필하는 시대의 문이 열린다. 그 시절 밀레는 익히 잘 알려진 ‘씨 뿌리는 사람들’, ‘이삭 줍기’, ‘만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진지한 태도로 농민생활에서 영감을 얻은 일련의 작품을 제작하여 독특한 시적 정감과 우수에 찬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을 확립했다.

스타가 스캔들로 나서는 대중의 시대에 마네를 등장시켰고 파리 코뮌 이후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포착해 화폭에 담은 시기를 지나치지 않았다. 근대 도시 파리에서는 본격적인 프랑스의 낭만이 예술의 소재로 등장하면서 대표 화가를 르누아르로 삼는다. 그는 인상주의 화가 겸 조각가로 서로 맞닿아 흐릿해진 색채를 이용해 대담한 색채, 명암의 교차, 관능적인 여성 누드를 화폭에 담아 자유로운 성문화를 표출하기도 했다.

책에서는 초기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함에 희생당한 화가 고흐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고흐는 파리에서 인상파와 신인상파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기응시가 강한 자화상을 남기기도 했다.

본격적인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인간형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예술성으로 드러내는 시기를 맞는다.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루소의 시대에는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었던 평등의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개인의 자율성과 정치적 권위의 균형을 강조한 루소는 개개인의 자기 사랑이 순기능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의 확보를 강조한다. 루소는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자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자연주의의자이며 인문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춘 철학자이기도 하다.

책은 부록으로 파리 미술관과 주요 소장품 지도와 프랑스 주요 사건과 미술 연대표를 다루기도 한다.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졸업 후, 파리로 유학을 더났던 예술인문학자 저자 이동섭은 그림과 음악, 영화와 패션 등에 걸쳐 폭넓게 공부하고 일했다. 서울로 돌아와 SBS 컬처클럽을 비롯한 방송, 한국일보와 한겨레신문 등 언론에서 인문학을 예술작품으로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한편,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국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등에서는 문화와 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를 융합시키는 강의를 하고 있다.

다른 저서로는 ‘반 고흐 인생 수업’ ‘파리 로망스’ ‘나만의 파리’ ‘그림이 야옹야옹 고양이 미술사’ ‘도쿄 로망스’ ‘패션 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 ‘당신에게 러브 레터’ ‘뚱뚱해서 행복한 보테로’ ‘뮤지컬 토크 2.0’ ‘뮤지컬의 이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