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초읽기'…24일 발표

2010-11-23     김민자 기자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24일 협상을 매듭짓고 인수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22일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거의 타결되는 분위기"라며 "현재로선 되도록 빨리 (인수) 발표를 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 사인 절차만을 남겨 놓은 상태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이사회를 열어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승인한 뒤 24일께 외부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공식발표 후에는 금융당국에 외환은행 인수 후 사업계획 등이 포함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인수가 결정되면 SPA 사인을 위해 곧바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인수 안건에 대한) 승인이 이뤄져야 회장이 사인을 할 수 있다"며 "출국일은 이사회 날짜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을 되도록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유치, 상환우선주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유상증자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대금이 외환은행 주식 51%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을 '롤모델'로 삼아 외환은행 인수 후에도 당분간 '투뱅크'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주사 밑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별도로 두고 향후 조직이 안정을 찾은 뒤 통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신한금융지주는 2003년 8월 조흥은행을 인수한 후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을 독자 경영하다가 2006년 4월에서야 통합했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난관은 남아 있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대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금조달을 외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하나은행의 신용등급은 적어도 단기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노조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자금조달에 대한 건전성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외환은행 부행장 7명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직원들과 더불어 끝까지 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그룹 전략회의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외환은행 인수가 임박했으니 인수 작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