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하는 정치로 국민에 행복주고파”
2004-10-01 이인철
모임이 끝 날 무렵 한 마디 하라는 요구에 그는 꾹 참고 있던 마음속의 말을 꺼냈다. “문제는 당신들에게 있다. ‘부자, 기업인 〓 나쁜 놈’이란 식의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그 동안 기업들의 존경받지못할 행동에 있다. 정치권에 차떼기 등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건넨 행위는 결국 권력의 힘을 빌려 이익을 얻으려한 행위다.” 따끔한 충고였다. 원죄를 털어내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인도 ‘정도를 가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업종이 달라졌을 뿐 ‘대국민서비스’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같다”며 방송인과 정치인에 대해 설명하는 이 의원. 그는 전문성을 살려 국회 상임위 중 문광위을 택했다.
이 의원은 “문광위 활동과 관련 두 가지 목표가 있다”며 “단기적인 목표는 언론이 권력의 눈치보다 민족을 위해 노력하는 바른 길을 갔으면 하는 원론적인 소망이며 장기적인 목표는 우리 국민들에게 ‘문화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화마인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의원은 “문화마인드란 멀리 있는 게 아니다”며 “큼직하고 어수선한 거리의 간판은 작고 예쁘게 만들어 미적 감각을 살리고, 미관을 해치는 전깃줄을 정리해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좋은 배경을 담을 수 있는 세상, 퇴근길에 꽃을 사들고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여유, 바로 이런 문화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상적이고 감상적으로 보이지만 시범마을을 통해 실시해본다면 분명히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비록 소득이 적더라도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회를 건설하는 데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같은 생각은 지난 4·15총선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구체적인 공약이 없이 당선돼 화제가 됐던 이 의원은 바로 ‘문화마인드’를 지역민에게 심어주며 공감을 얻은 것. 당시 이 의원의 공약은 ‘시장 도지사 잘 돕겠다’, ‘교육자가 존경받는 세상’‘꽃을 많이 심는 사회건설’이었다. 이에 타 후보들에게 ‘공약이 없다’고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이 의원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 의원은 요즘 인터넷 블로그에 푹 빠져있다. 매일 1시간씩 블로그에 올릴 원고를 직접 작성하고 친절히 네티즌들의 질문에 대한 답까지 하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이 즐겨 찾는 인기 블로그 중 한 곳이 됐다. 이 의원은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과 감성적으로 통하려고 노력한다”며 “작은 일이지만 이같은 노력이 당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3년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국문학을 전공해 국어교사로 재직하다 KBS 공채 1기 아나운서가 됐던 이 의원. 그의 풍부한 문학적 감수성이 현실정치와 절묘한 조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