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품질담당 임원 "대량리콜 원인은 나쁜 품질 때문"

2010-11-04     김훈기 기자
일본 토요타자동차 품질 담당 최고 책임자가 대량 리콜 사태의 원인이 자동차 품질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난 1년여 동안 1000만대 가까운 리콜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자사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3일 토요타자동차 품질담당 최고 책임자인 히로유키 요코야마 상무(59세, 사진)는 한국 자동차 담당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리콜 파문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 “다양하고 많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지적했듯 갑자기 생산대수가 늘면서 토요타의 실력이 그것을 못 따라 잡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품의 품질 자체도 좋지 않았다. 고객의 안심감, 기대도 변화했다. 품질이라는 지표를 여러 가지 관점으로 봤을 때 경쟁사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요타의 품질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고객의 차량에 대한 기대, 즉 안심감이 변한 것을 감지하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즉, 경쟁사들이 품질 강화에 노력하는 동안 갑작스런 생산 증가로 능력 밖의 물량을 소화하느라 품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임을 인정한 것이다. 또 고객들이 안심하고 탈 수 있었던 예전과 달리 품질이 하락하면서 안심할 수없는 상황을 부른 것도 원인알고 밝힌 것이다.

요코야마 상무는 리콜 전후 변화된 점에 대해서는 “리콜 사태로 고객의 안심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고객이 불안을 느끼게 됐을 그것을 빨리 대처하지 못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리콜 전후 기업 이미지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긴 하지만 미국의 경우 리콜 전에 100이라면 리콜 후 50으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70~80정도로 회복했다며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미국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아키오 사장 주도로 조직된 글로벌 품질특별위원회의 EDER(Early Detection and Early resolution, 조기발견 조기 해결)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불량률의 가시적 성과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문제 발견 후 행동하는 기간이 짧아졌다”며 “미국 GS470의 경우 컨슈머리포트가 문제를 제기 한 후 7~10일 안에 리콜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 일본 당국이 지적한 후 리콜했지만 지금은 내부적으로 고객이 불편을 느끼게 될 경우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분위기가 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생산량 증가로 인한 리콜과 관련해 특별히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에 대해서는 “토요타가 2002년부터 2006년도에 30~40만대 가량 갑자기 생산을 늘렸었다.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차를 빠르게 전달하려 그렇게 하다 보니 차량을 개발 할 때 품질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다”며 “생산 보다는 개발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토요타가 조금씩 단계적으로 발전했던 것에 비해 급속히 성장했을 당시 개발하는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품 공용화와 해외공장 부품 품질관리 미흡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협력한 회사는 토요타가 추구하는 것을 충분히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부품 협력사는 액셀문제가 있었던 CTS 처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 이후 토요타가 추구하는 품질 레벨 등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전달해서 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특별 위원회의 주요 의제와 아키오 사장의 강조점에 대해서는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토요타 품질의 안전 수준을 높이고,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차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을 어떻게 빠르게 해결 하는 것이 좋을지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키오 사장은 높은 수준의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와 계획한 것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외부 매체나 고객과 협력 업체의 목소리를 잘 듣고 겸허하게 대처하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번 토요타 공장 방문에 한국을 비롯해 해외 기자를 초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는 토요타가 어떤 생각으로 자동차를 만드는지 일본인에 비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토요타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고 싶어 이번에 기자 초청 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3월과 10월의 글로벌 품질 특별 위원회 개최 후 회의 결과와 내년 회의 의제에 대해서는 “위원회는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위원장을 아키오 사장이 해야 하는 가를 논의하고 있고, 내년 3월에도 회의가 열린다”며 “이미 설계, 디자인, 품질 개선부, 고객 관리부에서 진척 상황을 리포트 했고, 임원들이 그것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초 급발진 등으로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을 했는데, 당시 미국정부가 일부러 일을 키웠다는 음모론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지만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 말하기 어렵다. 다만 토요타 자동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며 “미국에서 여러 매체를 통해 억측도 있었지만 아키오 사장도 토요타 직원 전체도 토요타 자동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런 보도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자책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노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남의 탓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요타의 관료주의적 경직된 조직 문화가 고객의 안심감을 얻지 못한 이유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토요타 안에서 일본 본사와 미국 지사 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글로벌 품질 위원회에서 리콜이나 시장 대처를 할 경우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때 그 지역의 대표를 참석시켜서 투명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목격한 현대차 등 한국차의 품질이나 경쟁력에 대해서는 “토요타의 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품질도 JD파워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내구성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아반떼나 쏘나타의 인테리어나 운전석 부분 등의 상품력도 좋아지고 있고, 고객이 봤을 때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토요타는 현지 현물을 중요시하고, 기술자가 고객을 직접 만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판매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판매점 직원의 이야기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수출하는 차량의 내비게이션 개선에 대해서는 “한국 내비게이션 보고 놀랐다. 개발을 직접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어려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1년 생인 요코야마 상무는 나고야 공업대학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1974년 토요타에 입사했다. 이후 2000년 품질부서 프로젝트 부장에 이어 2003년 품질부서 부장, 2005년 고객품질공학 부서 부장에 이어 2008년 상무(managing officer)로 진급했다. 지난 36년 동안 토요타의 품질 담당 전문가로 활동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