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특혜 의혹…금융권으로 번지나

우리은행 메리츠 화재 농협 등 주시

2010-11-02     이범희 기자
C&그룹(회장 임병석)의 수사가 금융권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임 회장의 배임과 횡령 등 주로 임 회장의 개인비리를 파헤치는데 초점을 맞춰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금융권 로비 의혹으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바 있듯 임 회장이 우리은행 출신의 사외이사 영입에 노력했고, 2008년 회사재정이 어려워졌을 때도 많은 금융권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C&그룹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과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중공업에 지급보증을 섰다 1000억 원의 손실을 본 메리츠화재, C&백화점에 대한 특혜대출 의혹이 제기된 농협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은행은 2008년 조선 사업에 뛰어들어 목포 조선소를 짓던 C&중공업과 C&구조조정 등에 2247억 원의 사업자금을 빌려줬다.

농협 역시 C&그룹이 신림동 C&백화점 신축비용 명목으로 500억 원을 대출해줬다. 검찰은 농협이 건물의 공정률에 따라 대출금을 분할 지급하는 금융권 관행에서 벗어나 백화점 부지 소유권도 없던 C&그룹에 수백억 원을 한꺼번에 대출해 준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이들 제1금융권과 함께 신용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C&그룹 계열사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 막심한 손해를 떠안은 메리츠화재 등 제2금융권에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C&중공업이 조선업에 뛰어들어 목포조선소를 짓던 2007년 우리은행에서 1367억 원의 사업자금을 대출받았을 때 1268억 원의 지급보증을 섰다가 기업이 워크아웃 실패로 퇴출되면서 1000억여 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1금융권뿐만 아니라 보험사 등 제2금융권도 수사에 포함돼 국내 금융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다른 금융권 수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권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정관계 로비 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결정적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