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르면 다음 주 임종석 교체… '2기 청와대' 임박
[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내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1기' 비서진을 대거 교체할 전망이다.
애초 청와대 조직 개편은 일부 비서진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시점인 오는 2~3월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언론 예측보다 비서실 개편을 앞당김으로써 집권 3년 차를 맞이해 분위기 쇄신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새 비서진을 선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비서실장·정무수석·국민소통수석 세 자리에 대해 복수의 후보군을 두고 검증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발표 시기는 이르면 내주 후반, 늦더라도 내달 2∼6일 설 연휴 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노영민 주중대사가 목록 1순위에 올라 있다. 노 대사는 지난 연말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했을 때 문 대통령을 비롯한 소수와 별도의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직간접적으로 의사 타진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임 실장은 청와대를 떠나 2020년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병도 정무수석 후임에는 강기정 전 의원이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강 전 의원의 경우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시절 비문(非文) 진영의 공세가 거셀 때 앞장서 방어한 친문(親文) 인사로 꼽힌다"며 "강 전 의원을 인선한다면 선명성을 원하는 핵심지지층이 환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 전 의원이 정무수석이 된다면 차기 총선에 출마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비례대표인 이철희 의원 역시 강 전 의원과 함께 차기 정무수석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수석 역시 임 실장과 마찬가지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차기 총선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 민정수석의 유임은 확정적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법개혁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유임의 주요 이유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또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소속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조 수석을 교체하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개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안보실장으로도 검토됐던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청와대의 세 명 실장 가운데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을 동시에 교체하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