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새 경영진들 의욕은 넘치지만… '갈길은 첩첩산중'

2010-10-18     김정남 기자
LG전자의 새로운 TV와 휴대폰 사업본부장들이 입을 열었다. 권희원 HE사업본부장 부사장과 박종석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각각의 주인공이다. 혁신제품 개발에 대한 의지가 그 골자다.

이들은 지난 1일자로 신임 본부장에 취임했다. 구본준 신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부회장과 취임일이 같다. 구 부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위기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TV와 휴대폰 사업의 수장들을 교체했기 때문이다.

17일 LG전자에 따르면 권 본부장과 박 본부장은 "최고의 품질과 제품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TV 사업의 수장인 권 본부장은 혁신제품의 개발을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시장을 주도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자"며 "품질 확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R&D) 부문 역량강화 △부품, 소재의 핵심기술 확보 △적극적인 투자 단행 등이 그 방안이다.

이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든 업무 분야에서 스피드를 갖춰야 한다"며 "조직간의 빠른 의사소통을 통해 강한 실행력을 갖추자"고 덧붙였다.

휴대폰 사업의 수장인 박 본부장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직접 거론했다.

박 본부장은 "과거의 패러다임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다"며 "이제는 이런 변화의 중심에서 과감하게 그 변화를 주도해 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하드웨어 성능의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콘텐츠와 서비스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실적개선을 앞당기자"고 당부했다.

이들은 창사 이래 가장 깊은 수렁에 빠진 LG전자를 다시 일으키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들의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LG전자 실적의 키를 쥐고 있는 휴대폰 사업은 빠른 시일한에 실적이 호전되기가 힘들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적자의 원인은 철저하게 스마트폰 때문"이라며 "전략 모델이 3개 나와야 흑자 전환이 가능한데, 4분기 '옵티머스원' 만으로는 불가능하다. 4분기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욱이 LG전자가 야심적으로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원의 품질에 대해서도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안드로이드 2.2 운영체제(OS)를 최초로 탑재했다는 것 외에는 차별점이 없다. 특히 '보는 휴대폰'인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3.2인치에 불과하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도 4인치이며, 곧 출시될 대만 HTC의 '디자이어HD'는 4.3인치다.

이와관련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 경영진이 취임하면서 일정부분 사업 전략을 다시 짠다고 하면 1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며 "더구나 대체로 2년 약정을 걸고 스마트폰을 사는 만큼 그때가서 얼마나 수요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LG전자 새 경영진들의 의욕은 높이 사줄만 하지만 과연 그들이 LG전자의 실적을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