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 션 뉴튼 대표 경영리더십 ‘논란’

“소비자는 없다”

2010-10-05     박주리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식재료 원산지 교체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하다. 맥도날드는 지난 8월 2일 커피원두를 교체했다. 이태리산 고급 라바짜 원두에서 아라비카산 원두로 교체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5월에는 맥모닝 세트의 일부 식재료를 일본산에서 중국산으로 교체했다. 문제는 두 번 다 공지가 없었다는 것.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일각에선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3월 한국맥도날드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신임 대표이사로 션 뉴튼(Sean Newton) 사장이 부임했다.

뉴튼 대표는 부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맥도날드가) 오는 2015년까지 200여개에서 500개로 매장을 늘릴 예정이며 그 중 절반은 ‘드라이브 쓰루(drive-through)’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커피를 내세운 ‘맥카페’와 같은 신메뉴 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매장을 넓혀 ‘햄버거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곳’이란 이미지로 가맹점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맥카페 런칭으로 매출 급상승

실제로 맥도날드가 내세운 맥카페는 성공적이었다.

연 매출 2조 원에 달하는 국내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2009년 1월, 맥도날드는 프리미엄 커피매장 브랜드 ‘맥카페’를 런칭했다.

이탈리아 커피의 지존 ‘라바짜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2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커피업계와 고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맥도날드는 당시 대대적인 광고를 펼치며 고가 커피업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라바짜 원두는 이탈리아의 최고급 커피원두로 평가돼 높은 인기를 얻었다.

맥카페 런칭 3개월 만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맥도날드 전체매출도 덩달아 두 자리 수로 끌어 올렸다.


공지 없이 값싼 원두로 교체

맥도날드는 프리미엄급 커피를 타 업계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발길을 사로잡으며 커피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맥카페는 더 이상 라바짜 원두를 쓰지 않는다.

맥카페의 원두가 라바짜 원두에서 아라비카산 원두로 교체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8월 1일부터 아무런 공지 없이 원두가 교체된 것이다.

맥카페의 원두를 브라질, 엘살바도르, 콜롬비아산 아라비카 원두로 변경했다. 아라비카종은 흔히 마시는 2대 품종(아라비카, 로부스타) 중 하나다.

원두 교체에 관해 맥도날드 측은 “8월 2일자로 프리미엄 로스트 커피인 100% 아라비카산 원두로 교체했다”며 “가격대비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체한 원두는 라바짜 원두와 비교했을 때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100명 이상의 소비자를 상대로 커피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라바짜 원두커피보다 아라비카산 원두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 교체를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 선호도 조사의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다.

커피업계의 한 종사자는 “원두를 교체한 이유는 글로벌 업체인 맥도날드의 원료 수급·공급에 원활화를 위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한국바리스타협회는 “아라비카산 원두는 원산지, 등급에 따라 품질이 천차만별이다”라며 “원산지 표시를 해 놓지 않은 맥카페 원두가 어느 나라에서 몇 등급으로 재배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맥도날드, 원산지 숨기는 상습범

맥도날드가 식재료 원산지 교체에 대한 표시를 공지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맥도날드는 맥모닝세트의 일부 식재료를 일본산에서 중국산으로 교체 한 후 공지를 하지 않아 구설수에 오른바 있다. 맥모닝세트인 ‘잉글리시 머핀’의 수입원을 일본에서 중국으로 변경했지만 소비자들에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었다.

당시 맥도날드 측은 “식재료 일부를 중국산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지만 맥모닝 가격인하를 위해 원산지를 바꾼 것은 아니다. 같은 재료라면 보다 저렴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맥도날드 입장이다”라고 말해 반발을 샀다.

맥도날드는 자사 홈페이지에 메뉴에 관한 영양정보만 있을 뿐 식재료에 대한 원산지 정보는 게시하지 않고 있다. 단 하단에 작은 글씨로 ‘각 제품은 원재료의 수급 상황에 따라 구성성분이 다소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글만 적어놨을 뿐이다.

맥도날드가 이 같이 원산지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향후 소비자들의 반발을 면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맥도날드는 그동안 쇠고기 파동 후 쇠고기에 민감한 한국인들을 위해 쇠고기 원산지(호주)만 공개해 왔다.

환경정의 한 관계자는 “(맥도날드를 비롯 패스트푸드 업체는) 성분과 원산지를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