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가 직접 챙긴다”

재계, 상생경영 움직임 ‘활발’

2010-09-17     이범희 기자

대기업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남품대금 조기지급이나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등 사회적 약자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열린 ‘MB-재계상생 회동’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통한 중소기업 살리기에 나설 뜻을 밝혔다. 서민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움직임이다. 상생경영이 화두인 시점에서 총수들이 직접 나설 뜻을 밝힘에 따라 대기업의 중소기업 살리기에 대한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오랜만에 중소 기업인들도 함박웃음을 짓는 이유이기도 하다.

“힘들다 해도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입니다. IMF도 이겨냈지만 대기업이 소규모 사업에 진출하면서 물량 납품량이 줄어들어 사업자체가 힘든 실정입니다.”

15년 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의 이야기다. 그는 모 기업에 물량 납품을 하는 하청업체로 남부럽지 않은 사업수완을 발휘했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소규모 시장 진출이 늘어나면서 사업이 휘청였다. 김 모 사장과 같이 시장 위축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조봉현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로 전문경영인들로 이뤄진 계열사 사장들은 실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납품단가 인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열린 ‘MB-재계상생 회동'에서 MB는 물론 참석한 총수들도 ‘중소기업 살리기'에 대한 심도 깊은 말들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제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인식을 한번 바꿔 보자. 인식을 바꿔서 기업 문화를 바꿔 보자. 아무리 총수가 그렇게 생각해도 기업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총수들도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김 모 사장 같이 자금난에 허덕이던 중소 기업인들이 대기업들의 상생협약 정책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 번 회생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서민경제 앞장 설 터

추석을 맞이하여 대기업들이 서민경제에 앞장서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한다. 서민경제에도 한 발 다가설 움직임이다. 그동안 미소금융을 통해 서민경제를 들여다본 결과라는 이야기도 있다. 삼성전자(회장 이건희) 경영지원실 임직원 70명은 지난 11일 강원도 홍천군 동면에서 고추수확을 직접하고 약과 등을 만들어 직접 판매하기도 했다. 기흥사업장은 17일 1사1촌 자매마을 특산품 직거래 판매 행사를 진행했다.

현대기아차그룹(회장 정몽구)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연계해 총 5억 원어치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매, 태풍과 폭우로 피해를 본 저소득층 1250세대에 전달했다.

한화그룹(회장 김승연) 또한 재래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 1억 원어치를 구입해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포스코(회장 정준양)는 아예 전통시장 상품권에다 포스코 CI를 박아 어려운 이웃돕기와 회사 홍보를 동시에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