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현대 ‘추석 유통전쟁’

“고가 명품으로 소비자 잡아라”

2010-09-13     박주리 기자

백화점 업계의 빅3 신세계(대표 정용진)·롯데(대표 신동빈)·현대(대표 정지선)가 ‘추석대박’을 노린 마케팅 전쟁을 펼치고 있다. 추석은 유통업계 식품 부문 일년 농사 중 20%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최대의 대목인 만큼 업체들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올해 선물 트렌드는 고급화와 다양화로 집약된다. 특히 업체마다 다른 곳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추석 선물을 확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1000만 원이 훌쩍 넘은 양주부터 몇 천 원짜리 양말까지 소비자들의 선택 폭도 다양해졌다. 유통 3사의 추석을 겨냥한 마케팅 전쟁을 알아본다.

신세계는 마케팅에서부터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다.

식품 부분을 강조해 강원도 전용 목장에서 질 높은 쇠고기와 남해안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죽방멸치 등 명품 식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에 큰 호응을 얻었다.


신세계, 프리미엄급 명품 식품 전략 성공

신세계는 강원도 전용 목장에서 키운 질 좋은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정육 세트 매출이 작년 대비 100%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특히 20~30만 원대의 한우세트가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35만 원짜리 ‘죽방멸치’세트는 준비물량 250세트 중 166세트가 판매가 됐다. 프리미엄급 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산물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00%를 육박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작년대비 21%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고객이 30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를 100개 넘게 대량으로 구매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글렌피딕 1961 빈티지 리저브’ 한 병을 한정으로 1900만 원에 내놓았다.

단일 추석상품으로 최고가를 자랑하는 이 상품은 ‘글렌피딕’ 특유의 전통과 신선함이 돋보이는 스코티쉬 위스키라는 평을 얻었다. 글렌피딕 1961은 전 세계적으로 단 56병만이 생산됐으며 그 중 6병이 국내 소개된 바 있다.


롯데, 1900만 원 짜리 최고급 위스키 선뵈

또한 이 백화점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3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의 ‘추석 스마트 상품권 패키지’라는 고가 상품이 준비 물량의 34%가 팔려 총 149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5000만 원짜리 세트 50개 중 14개가 기업고객에게 팔린 기세로 봐 추석 전에 상품권 패키지가 완판 될 것으로 백화점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현대, 수공예품 판매로 차별화

현대의 전략은 여성을 겨냥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수공예품을 추석선물세트로 내놓았다.

현대는 전통 칠보 공예품 브랜드 ‘채율’로 차별화를 꾀했다. 100% 수공예로 2개 들이 찾잔 세트를 298만 원에서 380만 원대에 판매한다. ‘채율’은 은에 칠보 유약 및 혼합물을 700~900도 고온에 그을려 부드럽고 화려함을 자랑한다. 현대백화점 VIP들이 선호하는 ‘고덕우 도자기’는 직사각 접시 하나에 24만 원이다. 고덕우 작가1인이 흙 채취부터 도자기 완성까지 수공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갤러리아, ‘타조알 선물세트’ 이색

갤러리아백화점은 이색 선물세트를 내놓아 고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갤러리아는 타조알 세트(4입·29만원)를 내놓았다. 난(卵)류의 황제로 알려진 타조알은 식용뿐 아니라 관상·공예용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또한 청주 한씨 종갓집 간장선생프리미엄 옹기세트(4.5kg)를 45만원에 내놓았다. 7년 숙성시킨 장을 기본으로 서해 200~300m 심해에서 잡은 암꽃게만을 선별해 만들어 깊은 맛을 자아낸다. 이 백화점 VIP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명절 때 주고받는 선물 중 단연 최고의 인기 상품은 역시 한우다.

올해는 기우 변화로 과일·생선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한우는 예전보다 가격이 8~9% 낮아져 명절 선물용 한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유통3사의 한우판매 전쟁도 뜨겁다.


유통 3사 한우전쟁도 치열

신세계는 강원도 전용목장에서 키운 한우세트를 비롯해 ‘숙성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숙성한우 선물세트는 28~32개월 된 한우를 도축 후 가상 이상적인 온도(0~4도)에서 8주간 숙성시킨 것이다. 숙성과정에서 고기 양이 20~30% 줄어들지만 일반 한우에 비해 맛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백화점도 ‘전통한우 칡소(얼룩소)’를 내놨다. 칡소는 500두 뿐이어서 희귀성이 높다. 보통 육우와 다르게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장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도 ‘미출산 암소(처녀소)’로 만든 선물 세트를 내놨다. 새끼를 4~5번 이상 낳은 뒤 도축하는 암소와 다른 미출산 암소는 도축장에 나오는 일이 거의 없고 가격 또한 30%이상 차이가 난다. 육즙이 풍부하며 육질이 쫄깃해 미식가들이 선호한다.

이밖에 갤러리아백화점도 ‘강진맥우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강진맥우는 1991년부터 독점 계약을 통해 20년째 품질을 관리하는 최고급 토종 한우로 무공해 볏짚과 6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막걸리를 먹여 키운다.

할인점에서도 ‘유통전쟁’이 한창이다. 백화점이 VIP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 할인점은 서민을 겨냥해 ‘추석특수’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일부 품목은 프리미엄급을 구비해 품목을 다양화했다.


대형마트에서도 고급화 바람

이마트는 추석맞이 프리미엄 상품 물량을 20% 이상 늘려 준비했다. ‘제주도 황제 굴비’ 10마리 세트를 100만 원에 선보였다. 8년 이상 자란 굴비는 유자망 어선으로 어획해 비늘 손상이 적다. 연간 0.2%만 어획돼 희소성 또한 높다.

홈플러스는 ‘샤토 페트루스 1992’ 와인을 368만 원에 판매한다. 프랑스 최고급 명품 와인으로 보르도 포므롤 지구에서 생산되는 이 와인을 홈플러스측은 3병 준비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갈수록 명절 선물시장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백화점 업계 ‘큰손’ VIP고객에 ‘풍성한 선물’ 보내

주요 백화점들이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명절선물을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경기회복으로 VIP들의 씀씀이가 커져 백화점들의 선물 보따리도 그것에 비래해 예년보다 더 두툼해졌다.

VIP 고객들은 연간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는 귀한 손님이다. 백화점은 “매출의 80%는 20%의 고객에서 나온다”고 말하며 이 VIP 고객들을 위한 귀한 선물을 마련한다. 특히 이들은 상품을 보는 안목이 높아 백화점 측은 품질 등을 고려해 선물을 세심하게 고른다.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석 감사품을 증정하고 있다. 업계 최다 VIP 고객을 확보한 만큼 선물을 증정하는 VIP 고객도 4만여 명을 육박해 매출에 따라 MVG(Most Valuable Guest)-A(에이스), MVG-C(크라운), MVG-P(프레스티지)로 구분해 선물을 증정하고 있다.

연간 구매액에 1500만 원 이상인 MVG-A 고객의 경우 ‘영진 표고혼합세트’, ‘로즈마리 다기ㆍ머그세트’, ‘풍년 전기오븐기’ 등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3000만 원 이상 구매하는 MVG-C 고객들은 ‘의성흑마늘진액’, ‘골든벨 유기방자 수저세트’, ‘한국도자기 카리스 커피잔세트’ 등 5가지 상품 가운데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다. 연간 구매액 5000만 원 이상인 MVG-P 고객들에게는 가격대를 더 높여 ‘정관장 부부세트’, ‘순창 명인 문옥례 옹기 선물세트’, ‘로얄알버트 밀폐용기 10종세트’, ‘삼성 DVD 플레이어’ 등을 추석선물로 마련했다.

현대백화점은 평상시 접하기 힘든 ‘금쌀’ 같이 특색 있는 상품들을 VIP 고객들에게 전해준다. ‘금 유기화 재배기술’을 활용한 ‘금쌀’은 순금 99.9%를 전기분해한 특수한 물로 재배해 일반 쌀보다 4~5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도 VIP 고객 1만2000여 명에게 추석선물을 보낸다. ‘남해안 죽방염 멸치세트’, ‘정소영의 식기장ㆍ트레이세트’, ‘이도찻잔세트’, ‘신세계 목장한우 육포’ 등 VIP 등급별로 2~3가지 품목 가운데 원하는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을 위해 몇 달간 선물 상품을 준비한다. 고객선호도와 가격, 품질 등을 고려해 세심하게 고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