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ATM 사업, 돈 먹는 하마되나?
2010-09-07 우선미 기자
KI뱅크는 지난 2006년 말 설립된 후발 ATM 업체로 효성, LG, 청호 등에 비해 업계 점유율이 적다. 때문에 지난 2008년 10월 롯데에 편입돼 도약을 꿈꿨다. 당시 롯데닷컴과 롯데정보통신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25억 원을 들여 지분 46.04%를 인수했다.
더불어 이전 최대주주인 케이아이비넷으로부터 50만 주씩을 추가로 인수해 각각 27.62%씩 총 55.24%의 지분을 확보했다. 롯데가 KI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는 순간이었다.
KI뱅크는 롯데그룹으로의 피인수 첫 해인 지난해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유출액이 2008년 51억 원에서 지난해 134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는 “KI 뱅크의 실적 부진은 ATM 사업에만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TM 사업은 수수료가 주된 사업이니만큼 사업 특성상 투자회수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영업 현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단기 차입을 통해 투자 재원을 조달한 바 2008년 350%이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82%로 치솟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 탈피 수단으로 롯데 측이 ‘증자’를 실시했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면 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공격적 영업에 따른 재무상 후유증을 치유하면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것’이란 뜻이다.
KI뱅크 관계자는 “올해도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점포에 신규 ATM 설치를 의욕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증자가 현금 흐름을 플러스로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KI뱅크의 ATM업계 점유율이 4.6%이고, 업계 최하위인 만큼 해당 회사가 자체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