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과대광고 ‘철퇴 맞은 속사정’

‘스타 마케팅’ 눈속임 속지 말자

2010-08-24     박주리 기자
기업들의 홍보 전쟁이 뜨겁다. 이미지에서부터 자사의 상품을 알리기까지. 그 방법 또한 가지각색이다. 기업들은 홍보전에 사활을 건다. 그 만큼 홍보는 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 뒤에 감춰진 부정한 이면이 속속들이 알려지면서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협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과잉홍보를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식품, 쇼핑몰 업계에서는 부당 과잉 광고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일 한 사람이 접하는 광고는 삼천여개에 달한다. TV, 신문, 라디오, 지하철, POP 등 광고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 만큼 제품을 광고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 타 제품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인지 되기를 바란다. 기업들은 여러 마케팅 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을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과장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의 선택을 호도한다는 지적이다.


왜곡된 마케팅 펼쳐 소비자들 현혹

최근 모 식품업체가 ‘기름 안 넣은 두부’라는 광고마케팅을 앞세워 판매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대광고’라고 지적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식품업체는 자사 신규 브랜드 ‘행복한 콩 두부-기름 안 넣은 두부’ 광고에 톱스타를 기용한 스타마케팅을 실시했다. 이 여자 톱스타는 최근 한 남성스타와 결혼해 화제가 된 인물로 그녀의 주부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다.

이 광고는 ‘행복한 콩 두부는 기름을 넣지 않고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여 기존의 두부는 ‘기름을 넣는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인지,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선포했다.

또한 그녀가 실제 임산부 인 것을 바탕으로, 뱃속의 아기를 위해 까다롭게 음식을 고르는 소비자임을 어필했다. 특히 이 CF에서 그녀는 ‘행복한 콩 두부’의 충진수(물)를 마시며 맛있어 하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광고를 본 시청자들에게 기름 무첨가인 충진수까지 마셔도 괜찮다는 인상을 심어 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충진수는 100% 두부를 위해 존재한다”며 “사람이 마시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임산부가 마시기엔 더욱 좋지 않다”며 이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모 쇼핑업체 또한 허위·과장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 쇼핑몰 업체는 대부분 ‘최저가’를 내세운 광고를 해오다 모 경쟁업체에 의해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가 접수돼 시정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쇼핑몰 업체가 공정위로부터 지적받은 내용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판매한 유모차 등 10개 상품에 ‘세계 최저가’, ‘한국 최저가’라고 표현했으나 이를 입증할 증거자료가 없어 허위·과장광고라는 지적이다.

이 업체의 관계자는 “현재는 허위·과장광고는 하고 있지 않다”며 “교육센터에서도 과장광고에 대한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발한 경쟁 업체 역시 인터넷 쇼핑몰에 ‘최저가’를 중심으로 광고를 낸 바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전 세계 화장품업계 매출 1위인 해외 미용업체인 R사도 과대광고로 광고업무 정지처분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R사의 브랜드가 엉덩이 탄력 관리제품과 관련해 과대광고를 했다며 이 제품의 카탈로그와 홈페이지 광고를 두 달간 정지시켰다.

하지만 광고업체의 한 관계자는 “과장광고에 대한 처분은 솜방망이다. 시정명령을 하거나 광고철회가 고작”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광고 모델, 제품에 대한 의식 필요

스타마케팅에 대한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소비자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억대의 출연료를 받고 제품 광고촬영을 하는 톱스타들의 해당 제품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있는가하는 논란이 일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속에 비춰진 스타의 이미지만을 차용한 제품이 우수한가 하는 문제를 소비자와 기업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스타도 자신의 이미지와 맞는 제품의 광고에 출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톱스타 광고 모델의 CF모습과 멘트에 현옥되지 않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또한 TV모니터링업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이 매출량 증대에만 급급해 과도하게 포장한 광고들이 난무하고 있다.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고 기업들은 배만 불린다”고 말한다.

실제 타사 제품들과 차별함을 두기 위해 과장된 광고 마케팅을 도입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광고들이 사실을 왜곡시켜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선 스타마케팅이나 왜곡된 광고에 현혹되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단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천연비타민이다? 아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고현정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3일 일명 ‘고현정 비타민’으로 불리며 논란을 빚어온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와 판매사 등 3곳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 헬스케어 전문법인 메디컬그룹 ‘나무’가 건강기능식품 ‘V-Food(브이푸드)’를 시장에 선보이며 천연 비타민 논란이 일었다.

알약 형태로 유통되는 제품 중 천연비타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무는 ‘천연’이라는 이미지로 타 비타민 제품과의 차별을 선언했다. 과일이나 채소 등 천연비타민과 동일시 된 인상을 주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브이푸드는) 천연원료 제품이다. 하지만 엄연히 브이푸드 제품도 화학적 첨가물을 사용한다”며 나무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현정이 출연한 TV광고를 보면 고현정은 “나 고현정, 비타민은 천연재료가 아니면 절대 안 먹는다. 비타민은 몸에 먹는 푸드니까”라며 브이푸드를 선택한다.

고현정의 이 멘트에서 소비자들은 ‘브이푸드=천연비타민’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식약청 규정에 따르면 화학적 공정을 거치지 않고 만든 비타민제만이 ‘천연’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브이푸드’를 포함,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 중 천연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