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의류업 진출 속내
SK네트웍스, 패션 새바람 일으킨다
2010-08-31 박주리 기자
한섬은 SK의 패션사업 부분 연간 외형과 엇비슷할 정도의 규모인 중견기업이다.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소비자선호도 1위로 고급 여성복 브랜드인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등은 각 상품군내에서 매출 1위, 이미지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 타임은 노세일, 노행사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해 고가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며 해를 거듭할수록 마니아층을 늘려 가고 있는 추세다.
패션사업에서는 신생기업이나 마찬가지인 SK네트웍스가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한섬의 최대주주자 정재봉 대표의 지분 34.64%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SK가 한섬 눈 독이는 또 다른 이유
지식경제부가 분석한 지난 6월 백화점 매출성장률에 따르면 명품브랜드의 매출이 16.4%로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대기업들이 너도 나도 해외 명품브랜드 수입·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섬은 타임, 마인 등 자사 브랜드를 보유하는 것 이외에도 해외 여성 명품브랜드 수입에도 좋은 판매 성과를 올리고 있다. 편집매장 무이를 통해 한섬은 유럽 여성 고가 브랜드 발렌시아가, 클로에, 랑방 등을 수입, 판매하여 명품 마케팅서도 짭짤한 소득과 인지도를 얻고 있다.
패션 업계에 의한 관계자는 “해외 명품 수입브랜드를 보유 한 것 또한 SK네트웍스가 한섬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K네트웍스의 수입브랜드는 타미힐피거, DKNY 등은 미국산 중고가로 해외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고 있어 “SK네트웍스가 패션업계 시장에서 크게 이름을 떨치지 못하는 요인”이라며 이 업계 관계자는 말을 덧붙였다.
SK네트웍스가 한섬을 인수하면 한섬의 편집매장 무이와 수입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수익금과 인지도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한섬이 수입한 해외 명품 브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477억 원으로 2008년 321억 원에 비해 48% 상승했다. 이는 한섬 매출액의 12.4%에 해당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SK네트웍스가 오브제를 인수해 여성복 시장의 속성해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브랜드의 충성도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한섬 마니아들을 어느 정도나 이끌어 나가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수 후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유지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측은 “장재봉 대표의 지분을 인수할 계획일 뿐 한섬이라는 회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업계 우려의 소리를 잠재웠다. SK네트웍스는 일정 기간 동안 현 경영진에게 위탁 경영을 맡겨 브랜드의 색깔을 유지 할 예정이다.
한편 한섬의 인수권을 넘겨주는 정재봉 대표는 후계구도 부재로 인해 매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편집매장 무이를 이끌어온 정 대표의 딸 정수진 실장은 돌연 남미로 여행을 떠났으며, 아들 정형진 이사는 패션부분과 상관없는 부동산개발 사업부분을 맡고 있다.
[박주리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