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3세 경영승계 정지작업설

‘재계여풍 시대’개막 3세경영승계 시작됐나?

2010-08-17     이범희 기자

한진해운(회장 최은영)이 경영권 승계작업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의 두 딸이 지난 7월 15 일 한진해운 계열 IT 업체 싸이버로지텍 지분율을 2.86%에서 6.02%로 높였다. 그동안 지분변동이 없다 갑작스레 변동 상황이 생기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그동안 한진 조양호 회장과 계열분리를 놓고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조 회장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계열분리 의사를 밝히고 있던 과정에서 딸 들의 지분변동 사실이 알려지자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주를 잇는다. 한진家 여성들의 또 다른 도전이라는 것. 이에 조용했던 한진해운家의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 그 이유를 알아본다.

‘미망인에서 재계 여풍'으로 역경을 이겨낸 최은영 회장 일가에 미세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의 딸들은 지주회사 한진해운홀딩스 지분 4.73%씩 보유한 것 이외에 다른 계열사 지분에 투자하지 않았다. 공부를 위해 외국에 나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15일 IT 계열사 지분을 확대해 이목이 집중됐다.

장녀인 조유경과 차녀인 유홍씨는 그동안 각각 11.428(2. 86%)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각각 12.659(3.16%)를 취득해 24,087(6.0 2%)를 보유하게 됐다. 게다가 최 회장 모녀가 한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지분을 확대할 실탄이 될 뿐만 아니라 계열분리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모녀는 상속받은 대한항공 지분 1.36% 대부분을 처분해, 지배권을 강화할 실탄으로 사용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 2007년에는 한국공항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경영수업 의지 첨병?

따라서 이번 지분 확대로 한진해운에 대한 지분을 간접적으로 확대한 동시에, 언제든지 경영수업을 시작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 역시 작년 말 “회사 경영을 맡는 것은 본인들의 의사에 맡길 것”이라며 “세계적인 기업 물류파트에서 트레이닝을 하고 한진해운에 입사하는 것이 낫다고 조수호 회장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밝힌 바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또한 최근 들어 재계에서도 딸들이나 미망인이 명예직이 아닌 직접 경영에 나선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딸이기에 경영과 무관한 삶을 살던 시대는 지났다. 총수 중에서도 경영일선에서 진뒤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는 CEO들이 대거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녀 유경(25)씨는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고, 차녀 유홍(23)씨도 올해 일본에서 대학 4 년에 올라가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