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씨家의 사촌 경영 ‘終’ 논란
누가 SK 차지할까? ‘관심집중’
2010-06-29 경제부 기자
SK그룹(회장 최태원) 최씨家 사촌형제간 계열분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및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면서 SK그룹의 계열분리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6월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촌간인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과 최신원 회장·최창원 부회장은 사실상 분가 상태로 계열분리를 공식화하기 위한 요건 충족에 나서고 있다. 꾸준히 준비해온 만큼 큰 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부적으로도 암묵적인(?)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SK오너 형제간의 계열분리 수순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SK그룹의 계열분리설이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사업 재편과 지주사 전환 시기가 맞물리면서 내부적으로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양측이 공정거래법 상으로도 계열분리 요건을 갖춘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최신원 회장·최창원 부회장의 분가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계열분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관측도 많다.
SK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측과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 중심의 그룹분리에 대해 그룹 내에서는 이미 두 회장의 경영권이 분리됐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경영권은 분리된 상태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기업 브랜드와 SK의 경영철학은 공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도 암묵적인 합의에 도달했음을 시인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계열 분리설 모락…기정사실화(?)
계열분리 가능성은 SK그룹의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과 동생이자 2대 회장인 최종현 회장이 고인이 되면서 시작됐다. 즉,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SKC 최신원회장-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과 고 최종현 회장의 두 아들인 최태원 SK회장-최재원부회장의 분리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SKC와 SK증권 지분을 15%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하면서부터 분리가능성은 예견됐다.
이후에도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기도 하다. 그는 “아버님(고 최종건 회장)의 창업 의지이다. 창업 의지는 지속적으로 가야되고 이를 지켜주기 위해 주식을 사는 것이다"고 밝혔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7월 SKC의 지분 1만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한 데 이어 꾸준히 소규모로 지분을 확대해 왔다. 지난달에도 SKC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해 현재 보유주식은 120만6703주(3.33%)다.
또 이와 함께 SK네트웍스와 SK증권 주를 추가로 지분 매입했다. 변동 뒤 보유주식 수는 각각 16만7688주(0.07%), 34만5000주(0.11%) 늘어났다.
이는 최신원 회장이 자신의 영역으로 평가되는 SK네트웍스와 SK증권, SKC 등에 대한 지분은 늘리고, 비영역인 SK와 SK가스 등은 지분을 없애 계열분리를 위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최신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태원 회장과 동생 최재원 부회장은 SK텔레콤을 비롯해 SK에너지, SK가스 등의 그룹 주요 계열사를 맡게 되고, 최신원-최창원 형제는 SKC와 SK네트웍스, SK텔레시스, SK케미칼 등의 회사 경영권을 가져간다는 시나리오가 점쳐지고 있다. 창업주이자 최신원 회장의 아버지인 고 최종건 회장이 (주)선경직물의 전신인 SK네트웍스를 그룹의 모태로 시작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지난해 11월 SK C&C가 상장된 점도 최신원 회장의 계열분리 행보에 ‘명분'을 얻게 하고 있다. SK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 C&C가 상장됨으로써 그 밑에 (주)SK, SK텔레콤 등을 둬 지주사 체제가 꾸려지고 있다. 이는 곧 최태원 회장의 지배권이 공고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최신원 회장이 분가작업을 본격화할 시기가 맞는다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업계의 관계자는 SK그룹의 계열분리에 대해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최태원·최재원 형제가 SK에너지와 SK텔레콤, SK가스 등의 그룹 주요 계열사를 맡고, 최신원·최창원 형제는 SKC와 SK네트웍스, SK텔레시스, SK케미칼 등을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그만큼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처럼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때문에 재계는 물론 호사가들은 형제간의 계열분리로 인해 흉흉(?)한 소문들이 나돌지 않을까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최신원 회장의 지분자체가 아직 너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염두해두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 아직 지분자체를 대폭 늘리기에는 자금력에 문제가 있다"며 “지분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한,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