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획 8 | 국회의원 재산백태…100억 이상 재벌 정치인 누구?

정몽준 대표 1조4000억 원대 재산 보유

2010-05-17     전성무 기자

정치에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매 선거철 마다 정치자금법위반 사례나 공천헌금, 뇌물수수 문제가 불거져 관련자들이 ‘망신’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불과 한달여 전 만해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던 민종기 당진군수가 뇌물수수 혐의가 적발되자 위조여권을 이용해 해외 도피를 시도했고, 이기수 여주군수가 검사 출신 현역 지역 의원에게 2억 원을 건네려다 긴급체포돼 망신살을 뻗쳤다. [일요서울]은 창간 16주년 기념 특집을 맞아 ‘돈’을 주제로 100억 원 이상 재산을 소유한 국회의원들의 재산 백태를 알아봤다.

100억 원 이상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재벌 국회의원은 얼마나 될까. 지난 4월 2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 내역 자료에 따르면 국무위원 4명을 제외한 293명의 국회의원 중 100억 원 이상 재산을 가진 의원들은 모두 8명으로 집계됐다. 재산순위 1위를 기록한 의원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로, 재산 총액은 모두 1조4501억5069만 원(1896억2506만 원 감소)에 달했다. 이어 김세연 의원 935억 7921만 원(634억8769만 원 증가), 조진형 의원 886억7743만 원(52억7212만 원 증가), 강석호 의원 155억7142만 원(15억2039만 원 증가), 김무성 의원 147억3345만 원(3억4318만 원 감소), 정의화 의원 121억6049만 원(52억5138만 원 감소), 임동규 의원 110억6671만 원(4542만 원 증가) 등 순으로 100억 이상 재산 보유 의원 8명 중 한나라당 의원 7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정 미래희망연대 의원이 105억5916만 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돈방석’ 비결은 주식투자

이들 재벌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돈방석에 오를 수 있었을까. 100억 이상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유가증권, 토지, 건물이 재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정몽준 대표는 주식 등 유가증권(현대중공업 821만 주, 한겨레신문사 2000주) 보유액이 1조4244억 원으로, 전체 재산 총액 1조4501억 원 중 99.22%를 차지했다. 정 대표는 지난 신고내역 보다 전체 재산이 1896억 원 가량 감소했는데, 이는 자신이 보유한 전체 주식평가액이 1조6379억 원에서 2134억 원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의 경우 토지, 건물 등 부동산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재산 증감 폭은 사실상 주가변동 사유가 결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세연 의원은 이번 재산공개를 통해 자신이 소유한 동일벨트 주가상승과 배당금으로만 604억8000만 원의 수익을 올린 ‘주식왕’으로 드러났다. 재산이 141억 8100만 원에서 746억6300만 원으로 5배 가량 불어났다. 김 의원의 재산 증가액은 634억8769만 원으로, 주가상승 요인이 증가 사유의 95.26%를 차지했다.

조진형 의원도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주식 등 유가증권으로 재미를 본 케이스다. 조 의원은 현대중공업 주가상승과 토지개발공사 공채 및 국민은행 금융채 등 자신이 보유한 유가증권 평가금액이 588억7277만 원에서 635억 1058만 원으로 46억3780만 원 늘어났다. 이는 전체 재산증가 요인의 87.97%를 차지하는 수치다. 조 의원은 모두 52억7200만 원의 재산이 늘어났다.

강석호 의원의 재산은 모두 15억2039만 원이 상승했다. 조 의원 역시 삼성증권과 삼일 등의 주식 평가금액 증가로 인한 가액변동으로 12억2467만 원의 수익을 봤고,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평가금액의 변동폭은 미비했다.



김무성 의원 100억 원 대 현금 보유

김무성 의원은 이번 재산변동 신고에 유가증권 내역을 신고하지 않아 눈에 띄었다. 대신 김 의원은 교원나라상호저축은행에 배우자 명의로 100억 원을 신고해 100억 원 대 현금을 보유한 자산가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아파트 구입비 및 자녀학비 지출 등으로 3억4318만 원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재산변동이 거의 없었다.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의화 의원은 직원 퇴직금과 의료기기 구입비용 등으로 전체 121억6049만 원의 재산 중 절반에 가까운 52억5138만 원이 감소했다. 이 밖에도 임동규, 김정 의원은 100억원 대 재산을 보유했지만 각각 4542만 원, 50만 원의 재산이 감소, 별다른 재산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장 재산이 적은 국회의원으로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8억2003만 원으로 1위에 올랐다.

국회의원 전체 재산 평균액은 76억7100만 원으로 조사됐고, 정몽준 대표를 제외하면 27억3100만 원으로 계산됐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


#정부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 재산 감소

고위 공직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경기침체 등 여파로 지난해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 감소액이 가장 많은 고위공직자는 이명박 대통령이었다.

대법원ㆍ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4월 2일 공개한 지난해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공개 대상자 2273명 중 재산 총액이 감소한 공직자는 전체의 43%인 9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중앙부처 1급 이상과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교육위원 등 1851명의 평균 재산은 12억84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1200만 원 감소했다. 전체의 42%인 774명의 재산이 줄었고, 58%인 1077명은 재산이 늘어났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10분의 1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에 331억 원을 출연, 전체 재산은 49억1353만 원으로 줄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 고위법관 128명과 구인회 법원공무원교육원장 등 재산공개 대상자 129명 중 재산 감소자는 58%인 75명이었다. 고위법관의 평균 재산은 19억2760만 원으로, 지난해 20억984만 원보다 8202만 원 감소했다. 김동오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105억2725만 원으로 고위법관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