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자녀 ‘神의 자식’ 논란

농민 자식은 뒷전 직원 자녀는 최고 대우

2010-08-03     박주리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가 또다시 비리백화점의 오명을 쓰고 말았다. 그것도 임직원 비리에서부터 식품관련 비리까지 줄줄이 터지면서 더 이상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는 지탄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 의원은 “농협이 농업인의 자녀들의 교육비 지원에는 인색하더니, 임직원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7월 28일에는 농협이 기준치를 초과한 항생제가 검출된 닭을 유통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때문에 또 다시 후폭풍이 예고된다. 일각에선 농협이 농민을 위한 일보다 수익사업에만 치중하다 보니 이러한 악재들이 빈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농협에 대한 사회 각층의 불신은 물론 임직원들의 퇴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농협=양파다’는 말이 재계호사가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다.

양파는 특성상 껍질을 벗기면 벗길수록 새로운 것이 나오는데, 농협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비리가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숱한 사고는 물론, 각양각색의 사고들이 터지고 있다. 과거에는 회장들의 개인비리가 줄을 이었다면 최근에는 임직원들의 비리부터 식품불감증 사고 까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농협조직에 대한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1961년 농업인의 복지증진과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창립한 농협의 이념에 크게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나눔경영’을 부르짖으며 사회적 책임이행을 근간하던 최근의 농협의 모습과도 다른 형상이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우남 의원(민주당·제주)은 최근 농협임직원 자녀들의 학자금 지원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농협은 최근 3년간 직원 자녀 국내 학자금으로 577억500만 원을 지출했다. 직원들의 자녀 장학금은 농민 자녀들이 받는 금액의 2배 이상 이며, 수여받은 자녀의 수도 3.5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고액 임직원 자녀 학비 다 대줘

농협은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다니는 임직원 자녀들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 주는 후한 씀씀이를 보여줬다.

2008년 대학생 자녀 학자금 명목으로 188억 원을 지급했다. 총 319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금액은 일인당 600만 원 선이다.

농협은 임직원 자녀의 해외유학자금비도 지원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고교생 127명, 대학생 229명에게 총 10억 9400만원을 유학자금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총 587억9900만 원을 직원 자녀들의 국내외 학비로 쓰인 것.

하지만 농업인들 자녀에게는 인색했다.

농협은 연간 900명의 농업인 자녀에게 22억5000만 원을 250만 원으로 쪼개 지급하고 있다. 해외 유학비 지원 제도 또한 없다.

장학금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농업인들은 자녀의 대학 입학금을 농협은행에서 대출할 경우 대출금리가 시중 은행 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민들의 자녀 장학금 제도의 수백억 원의 금액 차이가 나는 것은 농민들의 자녀 교육에는 뒷전이었던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식품안전사고’ 오명의 골 깊어져

또한 농협이 기준치를 초과한 항생제가 검출된 닭을 유통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안상돈)는 최근 농협에서 유통한 닭에서 항생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시민단체의 고발을 접수, 수사 중이라고 지난 7월 28일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는 “유통업자들이 경매에서 낙찰 받은 닭을 수출하기 위해 검사하는 과정에서 항생제가 초과 검출된 닭이 발견됐다”며 농협과 농림수산식품부의 관리소홀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항생제가 초과 검출된 닭이 유통된 규모와 항생제 초과 정도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