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홈시스 이승창 대표에 “대리점이 뿔났다”
‘좋은 기업 대상’받은 귀뚜라미홈시스 “뒤에선 대리점 죽이기”
2009-12-01 이범희 기자
귀뚜라미홈시스 이승창 대표가 지난달 23일 ‘여성소비자가 뽑은 좋은 기업 대상’을 수상하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9년 연속 여성소비자들에게 칭찬을 받았지만, 상을 수상하기 일주일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 그것도 일부 전속대리점 직원들의 불만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속대리점에 과도한 판매할당량을 통지한 뒤,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정황을 토대로 귀뚜라미홈시스에 제재를 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매출과 기업이미지 제고에만 급급했던 경영진들의 잘못된 생각이 전속대리점의 불만을 키웠다며 경영진의 각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더욱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재계의 큰 화두는 녹색성장이다. MB정부도 마찬가지고, 여러 기업들이 녹색성장에 발맞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바쁜 움직임을 보인다.
귀뚜라미홈시스도 마찬가지다. 환경 친화적인 모습을 통해 한 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 ‘4번 타는 보일러’, ‘펠릿보일러’ 등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보일러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귀뚜라미홈시스는 9년 연속 좋은 기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창 대표가 신명난 잔치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올 겨울 유난히 추울 것을 대비해 국내 최고 열효율을 실현한 보일러인 ‘4번 태우는 보일러’로 난방시장의 돌풍을 예고했고, 이를 자랑할 만하지만 조용하다.
특히 4번 타는 보일러의 경우 초 고효율, 초 저녹스 버너, 응축수 중화장치 등 3단계 환경보호 시스템을 적용,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가스 소비량 역시 최소화했다. 귀뚜라미홈시스 관계자는 “성능과 안전성뿐만 아니라 환경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각광받았고, 수상 내용으로 좋은 이미지 만들기에도 수월하다.
공정위 제재…심각 수준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 대표는 여전히 조용한 행보를 고집한다.
이는 귀뚜라미 홈시스의 일부 전속대리점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동종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리점 직원은 “겨울철 감성광고를 통해 기업이미지는 높였지만, 직원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것. 이는 지난달 중순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거래상 지위 남용 제재건과 무관하지 않다. 공정위는 15일 전속대리점에 과도한 판매목표를 부과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리점 계약해지를 한 (주)귀뚜라미홈시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주)귀뚜라미홈시스는 자신의 전속대리점에 대해 2006년도 판매실적이 976대에 불과했음에도 2007년도 판매목표를 105% 증가해 설정, 2007년도의 목표 판매량을 보일러 2천대로 정해 통지했다.
이후, 판매량이 목표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 예상되자 지난 2007년 11월 계약해지가 불가피하다고 통지하고, 2008년 2월말 대리점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해당 대리점의 2007년도 총 판매량은 619대였다.
이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거래상지위남용행위의 한 유형인 판매목표 강제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에 향후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행위를 다시 하지 말 것과 업무담당자 및 책임임원이 위반행위와 관련된 법령 내용을 교육받을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본사가 거래상지위를 남용해 대리점에 대해 판매목표를 강제하는 경우 독립사업자의 지위를 가지는 대리점의 자율성이 저해되고 계약해지처럼 부당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대리점에게 판매목표를 강제해 부당하게 거래상지위를 남용하는 본사의 행위를 시정함으로써 대리점을 주로 운영하는 서민사업자들이 안정적이고 자율적으로 대리점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홈시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이다. 확대해석을 금했으면 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