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사상 첫' 1500조 돌파...전분기대비 22조 증가

2018-11-21     김은경 기자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3분기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돌파했다. 전반적으로 빚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막바지 부동산 열기에 편승한 대출 수요에 은행권 가계대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3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1514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대비 22조 원(1.5%) 증가했다.

매분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계빚이 15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4분기 10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약 5년만에 500조 원 늘었다.

빚 증가세는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책으로 어느 정도 꺾인 모습이다. 3분기 가계빚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6.7%로 지난 2014년 4분기(6.5%) 이후 3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가액도 지난 2014년 3분기(20조6000억 원)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빚 급등기였던 2015~2017년 분기당 평균 증가액이 30조5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3분기에는 크게 축소된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3분기 전금융권 가계대출은 1427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22조 원)보다 축소된 18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중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14조2000억 원에 달했다. 전분기 증가액인 12조8000억 원보다 더 확대됐다. 지난 2015년~2017년 분기당 평균 11조8000억 원 늘어난 것에 비해서도 많은 수준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은 483조5000억 원으로 8조6000억 원 늘어 전분기 증가폭(6조 원)보다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조6000억 원 늘어 전분기(6조8000억 원) 수준보다는 축소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졌다. 상호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상호금융 등에 대한 집단대출 관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기타대출은 1조5000억 원 늘었다. 보험기관, 연금기금,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기관 등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4조2000억 원으로 전분기(6조6000억 원)보다 축소됐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기관과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신용 증가액은 지난 2분기 2조1000억 원에서 3조6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9월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용카드 사용 등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86조7000억 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