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5대 그룹 경영전략 大해부 - LG그룹 편

구본무 회장 “어려울 때 사람 줄이면 안돼”

2009-05-19     강필성 기자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계절적 비수기라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LG그룹 1분기 실적은 오히려 호조를 보였다. 작년 동기 대비 1조2331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LG그룹이 사상 최대 매출인 115조원을 달성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경기에 강하다’는 평가도 과장이 아니다. 세계 경제 침체로 매출하락이 잇따르는데 반해, LG그룹 매출은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구본무 인화경영의 승리

LG그룹 관계자는 오히려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늘어난 116조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측에서는 녹색경영을 바탕으로 한 LG식 경영 전략이 이런 성과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여타 기업들 사이에서 위기라는 공포감이 한창일 때, LG그룹은 비교적 평온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부터 “어렵다고 사람을 줄이면 안된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이런 발언은 구 회장의 인간존중경영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LG그룹의 전언이다.

재계에서 구 회장의 경영방침은 유명하다. 그는 “미래준비의 근본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이 곧 경쟁력이다”라는 소신을 가졌다. 때문에 위기에도 사람의 ‘조직’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된다. 이른바 ‘LG식 성장전략’이다.


LG식 불황 위기극복

구 회장은 ‘LG식 성장전략’인 주력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세계적 경제위기의 불안감을 극복할 예정이다.

최근 LG그룹은 불황 극복을 위해 계열사별로 다양한 비용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 사업인 LG전자는 불황극복을 위한 올해 중점과제를 3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 사업의 유연성, 포트폴리오 재구축 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불황 극복과 미래준비 차원에서 올해 3조원의 비용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등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점검하는 작업은 이미 완료됐으며, 재고 자산 축소, 매출 채원 현금화, 공급망관리(SCM) 최적화, 통합구매 등은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장 사업 비중이 큰 석유화학부문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해 최적의 공장가동률과 극한의 에너지 절감 활동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지금같이 불황으로 인한 공급 과잉 상황에서는 가격 리더십을 확보해 제품을 싸게 생산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빨리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경영체질을 바꿔 성장 지속

LG그룹의 글로벌 전략 행보도 눈에 띈다. 경제위기에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글로벌 브랜드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현재 LG그룹은 기존의 글로벌 선진 기업을 쫓아가던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경영 체질을 바꿔 글로벌 마켓리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주력제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 및 새로운 상품을 창출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는 벽이 높은 유럽, 북미, 남미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공항 등의 옥외광고를 설치해 주요 길목을 지키는 '관문마케팅', 프리미엄리그 축구팀 후원, 아프리카 축구대회 개최 등 스포츠 마케팅, 전 세계 지역별 사회공헌활동의 3각 축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주력제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중동, 아프리카 등 새로운 성장 시장 창출 및 LG전자의 3G와치폰 등 고객 기반의 차별화된 제품 출시를 통해 글로벌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친환경사업 구도 재편성

나아가 글로벌 시장 리더로 나아가기 위해 성장 잠재성이 큰 태양광, LED(발광다이오드),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카용 중대형전지 등 친환경 녹색산업도 빼놓지 않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사업에 진출한 LG CNS가 계열사 LG화학, LG전자, LG솔라에너지와 원재료 생산부터 발전소 건설까지 역할분담을 확정해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LG그룹이 최근 공을 들이는 LED사업도 주목할 부분이다. LED는 LCD 전자제품에서 기존 LCD의 광원인 BLU(백라이트 유닛)의 소재로 사용되던 CCFL(냉음극형광램프)과 비교해 전기 소모량이 적고 수은 등 형광물질을 쓰지 않는 소재여서 고유가, 친환경시대의 차세대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 LG이노텍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은 LED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특히 LCD 백라이트 유닛 및 상업용 조명을 중심으로 LED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필수 부품인 LED 칩을 자체 개발 해 역량 확보와 외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LCD용 LED 사업에서 LG이노텍은 휴대폰 및 노트북용 LED모듈에 이어 LCD TV용 LED모듈을 양산하고, LG디스플레이가 이 모듈을 받아 LCD패널을 만든다. 이 패널을 LG전자가 받아 TV를 생산하는 방식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LG그룹 관계자는 “LG는 지난해 LED사업 분야에서 전자부문 계열사 간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시너지효과 창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강필성 기자] feel@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