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손자회사 때문에 속앓이 왜?

밑 빠진 독에 물 붙기 ‘울상’

2010-08-03     이범희 기자
한화그룹이 손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 때문에 최근 골치를 앓고 있다. 한화그룹이 2년 전 제일화재를 인수하면서 100% 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을 함께 인수했다. 인수 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여전히 ‘밑 빠진 독’ 상황이다. 해결책도 나오지 않고 있어 수렁은 깊다. 때문에 김승연 회장은 물론 사측도 곤란해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제일화재의 경우 누나인 김영혜씨의 회사를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김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2년 전 인수한 작은 회사가 한화그룹의 발목을 잡는 형상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김 회장의 누나가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화재의 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이 문제다. 당시 적대적 M&A에 빠진 누나의 기업을 도와준 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매입 당시 한화는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의 보유지분 24.62%를 1253억 원에 인수했다. 자연스레 제일화재의 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도 함께 인수됐다. 하지만 새누리저축은행의 증자에 들어간 비용만 2300억 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 됐다.

한화는 그동안 계열사를 동원해 주주배정 방식으로 65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 2008년 7월에도 제일화재가 180억 원을 출자한데 이어 같은 해 12월 한화건설 등이 6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지난해 7월말 850억 원 증자까지 포함 총 4회에 걸쳐 지원했다.

기사회생까지는 아니어도 자립하기를 바랬던 것. 하지만 새누리저축은행의 회생 모습은 전혀 보이지 못했다. 더욱이 그룹 차원에서는 PF대출을 포함해 정확한 부실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새누리저축은행은 지난 2007년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08년(628억원 순손실)과 2009년(하반기 239억원 순손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최근에 수신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영업환경 역시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자금지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삼신ㆍ프라임 등 여타 저축은행 매물이 쌓여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해결책 없어’ 고심 중

한화그룹 역시 손해를 감수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김 회장의 경우 누나인 회사를 적대적 M&A에서 보호하기 위해 손길을 뻗었다가 지속되는 악재로 인해 불편을 감소해야 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칫 친인척을 도와주다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책임론까지 지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룹도 적잖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새누리저축은행 관계자는 “2009년도 결산 전(前)이기는 하지만 하반기 들어 적자규모를 상당폭 줄인 상태"라며 “2010년도에는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