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 대우조선 "웬 돈 잔치"

회사 팔릴 판에 '빗나간 예우'

2008-10-13     박지영 기자
미국 발 금융위기로 위기에 몰린 국내 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가운데 유독 매각을 앞둔 대우조선해양만이 돈을 물 쓰듯 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M&A 대상 기업으로서 이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선 대우조선해양의 통 큰 씀씀이가 단연 화제다. 올 상반기 급여 증가율이 업계 최고를 기록한 건 시작에 불과하다. 최근엔 전직 임원들을 위한 사랑방을 서울 노른자위 땅에 마련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남다른 직원사랑에 대해 알아봤다.


회사 팔릴 판에 ‘빗나간 예우’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근처에 전직 임원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했다. 지상 2층으로 지어진 이 건물의 이름은 ‘DSME CLUB’. ‘DSME’는 대우조선해양을 뜻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건물 1층은 세 주고, 2층을 옛 대우맨들의 모임인 ‘우인회’ 멤버들에게 제공했다. 이로써 우인회는 이곳을 ‘사랑방’처럼 제집 드나들 듯 할 수 있게 됐다.

한편 DSME 클럽은 대우조선해양이 돈을 대고,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 큰 씀씀이 웬 말

대우조선해양의 남다른 직원사랑은 이뿐만 아니다.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올 상반기 대우조선해양이 사내이사(등기이사)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 보수는 3억2900만원.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4%나 껑충 뛴 금액이다. 특히 내 노라 하는 여느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사내이사는 1인당 평균 3억7557만원을 받아갔다. 전년에 대비해 고작 37% 오른 것이다. 심지어 삼성중공업 사내이사는 태안 원유유출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 1인당 평균 3억6600만원만을 가지고 갔다. 이는 전년보다 23% 감소한 금액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통 큰 씀씀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일선에서 뛰는 직원들의 급여 인상율도 업계 최고다.

지난 상반기 동안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받은 평균 급여는 1인당 3160만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이는 현대중공업 7%, 삼성중공업 17%을 한참 앞지른 것이다.

실제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지난 7월 24일 오전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싸인 했다. 이날 싸인은 대우조선해양 대표 남상태 사장과 노조 측 대표 이세종 노조위원장이 했다.

임단협 합의안을 살펴보면, ▲기본급 10만804원 인상(인사고과분 포함) ▲성과배분 상여금 통상금 기준 상반기 150%, 하반기 200% ▲회사주식매입지원금 150% ▲교섭타결격려금 100만원 ▲미래전략 조기달성 위한 격려금 100만원 ▲매출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기존 휴가비와 하기집중휴가비 포함 150만원 지급 등이다.

여기에 57세 정년에서 본인이 원하면 1년 연장 근무할 수 있도록 했던 ‘57+1’제도를 58세까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늘렸고 회사가 사내 복지기금 5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