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살 뻗친 박현주 미래에셋금융 그룹 회장

2008-09-26     박지영 기자

국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슈퍼 파워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의 시름이 날로 깊어가고 있다.

한때 개미투자자들 사이에선 ‘박현주 따라하기’가 투자의 정석처럼 여겨졌다. 어떤 주식이든 미래에셋이 사고팔면 값이 요동을 치기 때문이다. 이에 개미투자자들은 동호회까지 만들어 박 회장을 맹목적으로 추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개미들의 박 회장에 대한 믿음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증시와 함께 깨져버리고 말았다. 박 회장의 자존심인 해외펀드가 상반기에만 1조3000억원 가량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란 책을 출간했다. 책은 서점에 깔리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우뚝 섰다. 박 회장은 이 책을 통해 “앞으로의 세기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로부터 얼마 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 편입 비중이 60% 이상인 ‘인사이트 펀드’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지난해 10월 31일 출시된 ‘인사이트 펀드’는 불과 1개월여 만에 4조2000억원이란 어마어마한 돈을 깡그리 끌어 모았다. 해외증시에 일가견 있는 박 회장이 찍어 주는 펀드로 알려지면서 ‘족집게 펀드’란 입소문이 돈 까닭이다. 여기에 ‘박현주 펀드 = 투자대박’이란 공식도 단단히 한몫했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난 지금. ‘불패 신화’ 박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중국에 ‘몰빵’한 ‘인사이트 펀드’가 자고 일어나기 무섭게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시장은 ‘절단 났다’는 표현으론 모자를 정도로 급추락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