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휩싸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밖에선 외식사업 딜레마 안으론 인수합병 쓰나미
2008-08-05 김종훈 기자
미국 최대 외식기업 중 하나인 베니건스가 지난 7월30일 파산을 선언함에 따라 국내 베니건스 매장을 운영해온 오리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부산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동양그룹이 한일합섬을 인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 임원을 거액으로 매수한 혐의(배임중재)로 동양그룹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의 건설부문 대표이사 추연우(49) 부사장을 7월20일 구속했다. 7월 복날에 터진 잇따른 악재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은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이번 미국 베니건스 파산과 관련, 국내 베니건스 매장을 운영 중인 오리온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다만 향후 후속 조치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업계 안팎에선 이번 파산이 한국 베니건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오리온 베니건스 사업 중단 가능성
일단 현재 베니건스가 국내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 또 기대만큼의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사업을 접을 가능성에 조심스레 무게를 두는 눈치다.
베니건스의 파산에 따른 국내 외식업계에 미치는 파장 또한 현재로선 미미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베니건스의 외식시장 내 포지션과 점유율 등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베니건스는 지난 1995년 오리온그룹의 계열사인 롸이즈온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롸이즈온은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이자,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차녀인 이화경 사장이 직접 경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초창기 업계 선두자리를 지켰으나, 이후 아웃백스테이크와 빕스(CJ푸드빌) 등 후발업체의 공격 출점과 웰빙 바람 여파로 고전하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 매장 수는 32개로 외식업계 4위권이다. 현재 업계 1위 아웃백(매장수 100개)과는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해 매출은 924억원이며, 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배임중재 혐의로 구속된 추연우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대표이사 부사장은 동양그룹 투자사업본부장을 겸직하면서 그룹 구조조정과 한일합섬 인수 합병을 총괄한 인물이다. 동양그룹은 자산규모 5000억원대의 한일합섬을 인수해 재계 30위권에 진입했다.
검찰에 따르면, 추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법정관리 중이던 한일합섬의 당시 이모(61) 부사장에게 “한일합섬의 인수기업으로 동양메이저를 추천해 달라"는 청탁과 수차례에 걸쳐 19억여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한일합섬의 이 전 부사장은 회사 내부에 동양메이저를 인수기업으로 추천했으며, 동양메이저는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해 한일합섬의 대주주가 됐다.
동양메이저는 대주주가 된 뒤에는 나머지 주식 30%를 추가로 매수하기 위해 이씨에게 관련 자료와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일합섬 부사장에 19억 건네
동양메이저가 한일합섬을 인수한 방식은 최근 대법원이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자금차입에 의한 기업인수'(leveraged buy out·LBO) 방식 중 하나로, 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추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선진국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M&A 기법"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