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이윤우호 출항

스포트라이트 받는 이윤우 삼성전자 총괄부회장

2008-05-27     김종훈 기자

‘삼성전자 이윤우호’가 미래 삼성을 위한 3대 경영 축으로 ‘창조 경영·기술 준비 경영·시장 중시 경영’을 모토로 내걸고 출항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지난 20일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사에서 “스피드와 효율 중심의 경영혁신을 기본으로 삼아 창조경영을 확대 발전시켜 삼성전자를 21세기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건희 전 회장이 지난 2006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창조경영’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이건희 경영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셈이다.

이 부회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전자산업은 대부분의 제품이 범용화 되고 시장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업계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고 고수익·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래에 대비해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는 등 기술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 준비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휘어지는 LCD, 입을 수 있는 컴퓨터, 에너지 및 환경 등의 신수종 사업을 삼성종합기술원 및 각 사업 부문별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폰과 PC, TV 등을 결합한 신 모바일 기기 및 아이와 노인들의 놀이 상대가 될 수 있는 애완용 로봇 등 홈 엔터테인먼트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특히 비메모리 사업부장 출신인 권오현 사장이 반도체 사업부를 총괄함에 따라 비메모리 사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가 주목하는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차량용 반도체 역시 비메모리 반도체다.

이 부회장은 또 특검사태로 불거진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정도경영 준법경영을 더욱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주주, 거래처, 협력업체 등과 동반 발전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사업간 시너지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부 품목의 사업을 조정하고 사업부를 이관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윤종용 상임고문이 직접 독립사업부로 관장하던 생활가전사업부가 디지털미디어총괄로 이관됐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권오현 사장 승진으로 공석이 된 시스템LSI사업부장에는 우남성 부사장을 기용했다. 우 부사장은 TI와 루슨트사 등에서 통신용 반도체칩을 설계한 경험을 가진 기술자로, 해외영입 인력으로는 드물게 단기간 내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또 GE에서 영입됐던 최치훈 고문은 사장으로 직위를 바꿔 박종우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이 겸직하던 디지털프린팅부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 체제 출범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윤우호의 기술경영이 신기술을 바탕으로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