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뻔뻔한’영토확장

공정위 철퇴 맞은 ‘탈법 마케팅’

2008-01-28     백은영 기자

2008년 새해를 맞는 LG의 목표는 야심차다. ‘글로벌 LG’를 꿈꾸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수출 500억달러를 돌파하겠다는 야욕이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세계화 기업을 꿈꾸는 LG에 단단히 망신살이 뻗혔다. 초고속사업에 뛰어든 계열사 LG 파워콤이 국내시장 잠식을 위해 계열사를 총동원하고 직원들에게 가입을 강요하는 ‘앵벌이’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LG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특정계열사 상품을 팔기 위해 전 계열사 직원을 동원한 혐의로 6억91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결국 LG계열사 초고속통신사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는 자사 직원들과 가족 친인척들의 1226억원 호주머니를 턴 남다른 비결이 있었던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는 LG 파워콤 고객들이 피해를 호소하며 안티 카페를 만들고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재계순위 4위인 LG의 글로벌한 시장정복은 초고속 인터넷 국내시장에서도 꿈을 이루지 못한 채 650만 고객의 KT, 370만의 하나로 텔레콤에 이어 150만 고객의 3위로 전락하고 말았다. LG 파워콤의 비정상적인 영토확장과 LG그룹의 비윤리경영에 대한 충격실태를 취재했다.

LG 파워콤은 지난 2003년 LG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2005년에는 가정 고객들을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XPEED)’ 서비스를 시작해 2006년 6월 사명을 파워콤에서 LG 파워콤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LG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LG 계열사 전 직원들에게 강제할당을 통해 엑스피드 가입을 독촉한 것이다.

LG가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 따르면 “파워콤의 시장 확대를 위해 임직원들의 가입을 지원하도록 결정했다” 며 “9월말까지 1인당 가입자 10명을 의무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문항이 있다. 실질적인 강제할당이었던 것이다.


LG 파워콤 15만원씩 현금 지급

이 과정에서 LG는 그룹사 사장단 협의회 등을 통해 LG화학 등 LG그룹사의 협조를 구했다. 동시에 전산팀을 통해 그룹사의 조직별 개인별 유치실적자료를 정기적으로 추출해 그룹사에 송부, 실적관리의 수단으로 활용하게 했다.

특히 LG 파워콤의 경우 다른 그룹사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정규직직원에게는 1인당 40건의 엑스피드 가입자 유치목표를 부여하고 체계적으로 실적을 관리해 임직원을 압박했다. 각 회사별로 개인별 유치목표도 달라 LG화학의 경우 사무직 15건, 현장직 5건, LG전자 사무직 10건, 기능직 3건, LG마이크론 사무직 15건 기능직 10건을 부여했다.

이 같은 LG의 무리한 시도 뒤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본격적인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 서비스를 시작한 9월 이후, 2개월 만인 11월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다음해인 2006년 4월 업계 최단기간 5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우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특히 2006년 6월부터 그해 말인 12월까지 총 6개월간 50만명의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 신규가입자 유치를 목표로 49만 4000건을 가입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2006년 LG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120만명 중 40%이상이 계열사 임직원을 통한 강제 할당판매였다.


초고속 성장 1위, 고객 불만도 1위

특히 지난해에는 6월 한 달간 KT, 하나로, LG 파워콤의 순증가 가입자 수는 5만 7119명이었다. 그러나 가입자 10명중 6명이 LG 파워콤 이었다.

이것은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각 사별 유치실적으로만 따져도 LG 화학 10만 9000건, LG전자 22만건, LG마이크론 1만 4000건, LG 파워콤 약 2만 8000건, 나머지 27개 LG 그룹사가 약 12만 4천을 유치하는 엄청난 저력이 뒷받침이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LG그룹에 다니는 친인척이나 친구를 둔 경우 “자기 월급에서 10만원을 줄테니 인터넷 통신망을 바꿔달라”는 하소연을 한번쯤 들어본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김 모씨는 “취업난으로 4년 만에 LG에 입사하게 돼 좋아하던 친구가 갑자기 전화해서 초고속인터넷의 가입을 부탁해 LG 파워콤으로 바꿨는데 이틀 뒤 고등학교 선배에게 LG 파워콤으로 초고속 인터넷을 설치해 달라는 전화가 와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LG 파워콤의 문제는 직원들의 강제할당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LG 계열사의 하청 협력업체까지 전가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자신의 어머니가 LG관련 협력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의 직원들에게 파워콤 가입을 강요한다” 며 “이런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일할 물량을 주지 않겠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또 이 회사는 2년 전에도 LG 텔레콤 휴대전화를 강매당해 회사지원금 15만원으로 35만에 구입한 50만원짜리 휴대폰이 다른 경로를 통해 15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LG 파워콤의 대한 불만사항은 인터넷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고객정보유출과 부당요금, 사은품증정에 따른 피해사례들에 대한 하소연들이다. 아이디 scbutterfly는 “우편함에 우편물이 있어 꺼내 확인해보니 처음 보는 회사에서 가입해 주어서 고맙다며 각종 카드, 복권 등이 신청돼 있었다.”며 알아보니 “LG 파워콤에서 인터넷 신청을 받았던 사람이 주민등록과 이름 주소 등 개인정보를 유출해 신청한 것 이었다”고 분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LG가 야심차게 시작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 myLG070 상품과 관련해 기존 LG파워콤 가입자에게 가입독촉 전화가 수시로 온다는 것이다.

특히 포털 사이트 NAVER에서 운영되고 있는 안티 LG 파워콤 카페에서는 이에 대한 항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아이디 쵸코렛은 “지난 1월초 LG 파워콤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하고 설치 후 2~3일부터 LG 파워콤 인터넷 전화에 가입하라는 전화가 하루 2~3통씩 오기 시작했다”며 “발신자전화를 하면 연결이 안 되는 번호여서 LG측에 전화했더니 수하업체가 하는 것이라서 100%막기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다른 인터넷통신의 위약금을 대납해준다고 해 가입을 유도했다가 외면했다는 경우, 사은품 지급이나 몇 개월 무료이용권 등을 약속했다가 책임지지 않는 등의 거짓말 영업에 의한 피해사례가 하루에 수차례씩 올라오고 있다.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의 10%까지만 소비자 경품으로 인정한다는 경품고시를 위반한 사례들인 것이다.


임직원들로부터 1200억원 부정매출

생활정보지에 LG 파워콤 경품 및 현금 지급 광고를 낸 한 대리점 관계자는 “KT에서 현금이 가장 적게 들어오고 다음은 하나로통신이며, 가장 많은 현금이 들어오는 곳이 LG 파워콤이다 ”며 “파워콤의 경우 최대 15만원까지 지급해 최대 3개 회선에 가입하면 47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고 말했다. 또 “본사 측으로부터 현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가입자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수수료를 떼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 파워콤 관계자는 “대리점에서 고객유치에 대한 수수료만 지급할 뿐 별도의 현금 지급은 하지 않는다”며 “사은품이나 별도의 약정도 대리점자체에서 하는 것이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초고속 성장 1위, 고객불만족 1위 LG 파워콤은 매출 100조 글로벌 경영을 꿈꾸는 LG의 모든 계열사 직원들의 피땀 어린 월급봉투를 쥐어짜 1200억원의 부정매출을 이룩했다. 자사 직원의 호주머니를 털어서라도 고속성장을 이룩하려는 LG그룹의 어긋난 과욕. 세계화를 꿈꾸는 기업답지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이유다.



#주식장난 이어 땅투기까지
LG 편법 땅장사도 1위

LG그룹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하나는 주식투자 귀재들인 모인 일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 단어가 무색해질 만큼 LG가에 2번째 대박이 터졌다. 바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엄청난 금액의 시세 차익을 챙기게 됐다는 것이다.

모 시사주간지에 따르면 LG 3세들이 매입한 경기도 이천 일대의 부지가 60~100배로 땅값이 뛰었다고 주장했다.

이곳은 지난 2004년 구본무 LG 그룹회장의 양자인 광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의 장남인 웅모, 구본준 LG 상사 부회장의 장남인 형모씨 등이 농지나 임야 중 약 40만 ㎡를 구입한 부지다.

이곳은 1980년 LG 인화원이 개원할 당시 ㎡당 1만원 미만이었다.

그러나 LG 인화원과 함께 지산리조트, 청강대학교까지 들어서면서 60만원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일부는 100만원을 넘은 곳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LG가의 이런 땅 대박의 배경에는 편법인수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LG 그룹 전신인 럭키금성은 지난 1988년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해월리에 그룹 연수원인 LG 인화원을 개원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이곳으로 전입해 주변 부지를 집중 매입했으며 매입한 부지가 다시 LG 사위를 통해 오너 일가 3세에게 이전된 것이다.

실제로 인화원 개원을 앞둔 지난 1984년 4월 이천군 마장면 해월리 261번지 이찬국 전 럭키생명보험 부사장과 성원규 LG 화학 부사장이 동시에 전입신고를 했다.

이 전 부사장과 성부장이 당시 그룹 기획조정실에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이천에 전입신고 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매입당시 땅값이 평당 2000~3000만원 정도는 월급쟁이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또 이 전부사장의 매각대목도 의혹을 일으키고 있다 2003년 1월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인 최병민 대한 펄프회장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고 이듬해 3월 최회장은 또 다시 구본준 LG 상사 부회장의 아들 형모에게 매각한다.

성원규 LG 화학 사장도 지난 2003년 1월 구본부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화중씨를 거쳐 2004년 3월 구본무 LG 그룹회장의 장남이 광모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또한 LG 인화원 주변의 임야 33만 7800백㎡가 한차례 세탁을 거쳐 구형모, 웅모, 광모씨에게 모두 넘어갔다.

이에 LG그룹에서 3세들에게 땅을 물려주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