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장사에 국적 없다

외국계 자산운용업체 국내진출 밀물

2008-01-21     김종훈 기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외 거대자본이 자산운용사 설립을 잇따라 추진함에 따라 향후 판도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운용 능력에 따라 업체 간 서열이 갈리면 결국 인수합병을 통해 약육강식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운용사들도 2008년 한국에 입성한다. 이제 지난해 같은 일부운용사의 특정펀드 독주는 이뤄지기 힘들 전망이다.

올해 자산운용사 설립을 신청했거나 할 예정인 업체는 모두 투자와 관련해 ‘한 가닥 한다는’곳이다. 따라서 이들이 내놓는 펀드들은 투자자들에게 보다 새롭고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감위에 자산운용업 인가를 신청한 곳은 대한토지신탁 뿐이다. 그러나 메리츠화재, 에셋플러스투자자문, 블랙록 메릴린치,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등도 자산운용업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UBS, JP모간 등에 이어 외국계의 국내 운용사 진출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전문회사인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한 골드만삭스는 조만간 본격적인 소매영업을 시작한다고 예고 한 바 있다.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목적은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 이유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돈 되는 장사는 국적을 초월한 기업이 냄새를 맡고 달려들기 마련이며 이는 대기업의 증권사 진출과도 일맥상통 한다”고 말했다.

대한토지신탁(DH부동산자산운용(가칭))은 지난주 인가를 신청했다. 군인공제회가 최대주주다. 공제회가 운용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회원들의 주택 공급을 위한 안정적인 토지 확보와 투자 수익 확보 차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외국계 운용사들이 국내 운용사 설립을 희망하는 목적은 해외펀드 국내 수입이다.

현재 국내 규정은 인가를 받은 자산운용사만 비과세 혜택이 있는 역내펀드를 팔 수 있다.

블랙록 메릴린치는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때문에 광업주 펀드와 같은 우량한 펀드들이 2007년과 같은 펀드광풍에서도 많이 팔리지 못했다.

이는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이나 뱅가드도 비슷하다. 이들 역시 해외에서 검증된 다양한 펀드들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시장에 입성하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셋플러스투자자문 등 투자자문사가 자산운용사로 전환하는 일도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