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월급명세서 훔쳐보기

유명 CEO 이름값 ‘톡톡’

2008-01-09     박지영 기자

직장인들은 해가 바뀌면 승진과 월급인상에 기대를 건다. 특히 월급이 그렇다. 그래서 직장에서 임금 얘기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기업 총수들과 유명 최고경영자(CEO)들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2006년 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낸 ‘표준보수월액 5000만원이상 고소득자’ 자료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0억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8억원을 받는다. 표준보수월액이란 건강보험료를 산출하는 근거로 식비·차량유지비 등 비과세소득을 뺀 한 달 소득 총계(수당과 성과급 포함)를 말한다. 샐러리맨들의 큰 궁금증 가운데 하나인 주요 그룹회장들의 월급명세를 들여다봤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국내 1위 기업 총수답게 월급도 으뜸이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등기돼 있는 그는 이곳에서만 10억원(2005년 기준)을 받는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120억원이다. 이밖에도 그는 SJC(일본 현지판매법인) 이사로 등재돼 있는데 보수를 받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차에서 2억9000만원, 기아차에서 1억6000만원을 받는다. INI스틸 등 다른 계열사 두 곳에서도 각 1억8000만원, 1억4000만원을 받아 드러난 한 달 수입액만 7억7000만원이다. 정 회장은 이들 회사의 등기이사로 돼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월급은 약 5억원으로 추정된다. (주)LG 대표이사인 구 회장은 이곳으로부터 매달 4억700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주)LG 외에도 서브원 대표이사·LG스포츠 이사·LG경영개발원 이사를 겸하고 있어 실질적인 액수는 더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05년 서브원 이사의 평균보수는 6억4200만원이었다. 한편 LG스포츠와 LG경영개발원은 이사의 평균보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SK(주)로부터 다달이 1억9000만원을 받고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22억8000만원 상당이다.


총수 월급도 그룹서열 순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쇼핑에서만 5000만원을 받는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약 6억원 선. 하지만 롯데쇼핑 외에도 롯데제과·롯데건설 등에서 추가 수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곳 회사들의 이사로 올라 있다. 롯데제과의 경우 신 회장을 포함한 상근이사 6명의 평균보수는 2억원, 롯데건설은 이사 41명의 평균보수가 1억원 쯤 된다. 따라서 신 회장의 실질적인 연봉은 이들 회사에서 받는 것까지 합쳐 1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한진·정석기업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의 경우 조 회장을 포함한 4명의 이사에게 매달 평균 4억3200만원을 주고 있다. 한진의 경우 사외이사까지 더해 평균 1억7800만원을 준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토파스여행정보·한진관광·한국공항·한진정보통신·한진해운 이사직을 두루 수행하고 있어 매달 챙기는 수입은 더 될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에서 월 6000만원을 받는다. 또 현대아산·현대택배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어 급여를 더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현 회장을 포함한 3명 이사의 평균보수는 5억3700만원, 현대아산은 4억400만원 선이다. 현대택배도 3명의 이사에게 각 4억9340만원을 지급, 결국 현 회장의 연봉 총액은 21억6000여만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월급은 1억8000만원.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보다 1000만원 많다.

이 회장은 신세계 회장으로만 등재돼 있다. 정 명예회장은 매달 1억7000만원씩 연 20억4000만원을 받고 있다. 또 정 회장은 조선호텔 이사로도 올라 있어 실제 수입은 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월급은 1억2000만원. CJ(주)에서 받고 있지만 재벌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은 직함을 갖고 있어 전체 연봉 액수는 2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장은 CJ개발·CJ시스템즈·CJ CGV·CJ GLS·CJ푸드빌·CJ푸드시스템·CJ홈쇼핑 이사 직함을 갖고 있다.

한편 상장사인 CJ홈쇼핑은 이 회장을 비롯한 이사들에게 평균 2억8000만원의 급여를 준다.

물론 건강보험공단 자료엔 월 소득 5000만원이상만 명시돼 있어 다른 계열사에서 받는 5000만원 미만 소득까지 합하면 이들 총수의 실제 월급봉투는 훨씬 두꺼워진다.


전문CEO 월급도 ‘두둑’

전문 CEO들의 월급도 그룹총수 못잖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CEO들이 모두 10억원을 넘어섰다. 급여수준에서도 삼성CEO들이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스톡옵션, 성과급이 들어 있어 정확한 월급수준을 가늠하긴 쉽잖다.

‘삼성그룹 2인자’로 불리는 이학수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보다 1억5000만원 적은 8억5000만원을 받는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102억원이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봉은 이보다 적은 78억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진다.

‘영원한 라이벌’로 꼽히는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 총괄사장과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은 각 11억8000만원, 8억9000만원을 받아 적어도 월급 면에선 이 사장이 ‘황의 법칙’을 눌렀다.

역시 삼성의 스타급CEO인 최지성 사장과 최도석 사장도 10억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다.

삼성보다 상대적으로 월급이 짠 현대차그룹도 억대 연봉을 주긴 마찬가지다. 김동진 부회장(1억5000만원),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부회장(1억2000만원), 김재기 사장급 법무실장 등이 1억원대 월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CEO월급 천차만별

공기업 CEO연봉도 일반회사들처럼 천차만별이다.
기획예산처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장이 공기업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록 산업은행장이 연 7억4000여만원으로 2위인 강권석 중소기업은행장보다 2000여만원을 더 받고 있다. 이를 1년 365일로 나눠보면 산업은행 총재 일당은 202만원, 중소기업은행장은 197만원에 이른다.

이어 양천식 한국수출입은행장이 6억8000만원, 나종규 산은캐피탈(주) 대표이사가 5억3000만원, 홍석주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4억8000만원으로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