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시대정신
21세기 대세는 ‘실용주의’
2007-12-24 김종훈 기자
당시 미국은 실업자가 넘쳐나고 물가는 연 14%, 금리도 16%까지 치솟으면서 레이건은 민심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각 시대, 각 국가에는 국민적 염원이 있다. 그 염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은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다. 각 나라, 각 상황의 ‘시대정신’이 결국 자신들 지도자를 선택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각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정신들이 이어져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적 요구를 읽고 쿠데다로 정권을 잡은 후 이를 실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18년 동안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갖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포항제철을 만들었다. 댐을 만들어 홍수를 관리했고 새마을운동으로 농촌을 현대화했다.
10ㆍ26사태 이후 권력을 잡은 전두환 등 군부세력은 민주화를 향한 국민의 시대적 열망을 짓밟고 사회정화라는 명목 아래 민주세력을 탄압하면서 강권정치를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보통사람의 시대를 열겠다며 집권했지만 ‘물태우’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리더십을 확립하지 못하고 5년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작은 정부론’을 들고 나와 정부혁신작업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공무원 수만 15만명 늘리면서 ‘큰 정부’를 만들었다.
군부정권을 종식시키고 문민 시대에 대한 국민의 시대적 염원에 따라 화려하게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초창기 군부 내 하나회를 청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금 모으기로 시작해 기업ㆍ금융기관 구조조정으로 IMF 외환위기에서 경제를 구해냈다. 국민들은 2002년 정통 코스를 거치지 않고 우직스러워 보이는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후 5년이 흐른 지금 우리 국민의 시대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의혹 등이 끊이지 않는 데도 그는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민들이 이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은 실용주의를 통한 기울어진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염원이 지난 12월 19일 절대적인 지지도를 통해 국민심판으로 이어졌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