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산·지역·시간을 분산시켜라”

2007-12-04     성유창 편집위원 
펀드 투자 분산 3원칙

연말로 접어들면서 펀드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해 80%를 넘던 국내 주식형펀드수익률이 50% 아래로 뚝 떨어지고 있다. 또 오르기만 할 줄 알았던 중국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10%에 이른다. 증권가 일부에선 ‘5년 넘게 이어졌던 글로벌증시 대세 상승기가 끝나간다’는 먹구름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펀드를 모두 팔고 예금 쪽으로 갈 수만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로 돈을 불리는 ‘펀드 재테크’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 연말을 맞아 상당수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대목이다.



펀드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분산 투자’를 외치고 있다. 기본인 ‘분산 원칙’만 잘 지켜도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금리 두 배 가까이 되는 연리(10~12%)를 무난하게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먹혀드는 말이다.

펀드상품은 대규모 자금으로 수십 종의 주식과 채권에 나눠 투자된다.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경우 주식투자자산에서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채권에 투자한 자산은 시장금리 수준의 이익을 내 손실의 충격을 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금융상품 성격과 경기 사이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자신의 형편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엔 9100 개가 넘는 다양한 펀드 상품들이 있다. 따라서 조금만 신경쓰면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투자하고 있는 펀드 유형과 코스닥 상장회사(1750개)들을 먼저 아는 일도 그래서 중요하다.


분산원칙만 지켜도 은행예금 2배

펀드분산원칙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투자자산 분산, 투자지역 분산, 투자시간 분산이 그것이다. 이들 원칙만 잘 지켜도 큰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투자실패는 하지 않는다.

첫째, 투자자산분산이다. 주식형에만 돈을 넣지 말고 혼합형(안정성장형·안정형), 채권형 펀드에도 눈을 돌리라는 것이다. 세계경기가 본격 침체기에 들어가 금리인하가 시작되면 채권 강세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까닭이다.

2004년 채권형 펀드 연간 수익률은 5.84%로 국내 성장형 주식형펀드 수익률(5.36%)을 웃돌았다. 2006년에도 국내 성장형 주식형펀드 연간 수익률은 1.04%에 머물렀지만 주식비중이 41~70%인 안정성장형펀드와 10~40%인 안정형펀드 수익률은 4.33%, 3.31%를 기록했다.

주식형을 세 배 이상 따돌려 돈을 벌게 해준 셈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펀드평가 관계자는 “젊을수록 주식형 비중을, 나이가 들수록 채권형 비중을 높여야 한다. 아무리 위험한 투자 상품을 즐기는 사람이라도 나이와 가처분소득 등을 고려 않고 주식형에만 전념하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둘째, 투자지역분산이다. 여기에 섹터분산까지 곁들이면 더욱 좋다. 국내 펀드투자자들 사이에선 국내 60%, 해외 40% 또는 국내·외 펀드비중을 50대 50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어떻게 섞느냐에 대해선 대체로 미숙한 편이다. ‘일본펀드가 좋다’는 말에 다른 외국계 운용사의 일본펀드를 두 개 가입한다든지 러시아펀드와 동유럽펀드를 함께 가입하는 현상도 더러 생긴다.

우리CS자산운용의 한 임원은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떤 곳에도 투자가 가능한 상황이 왔다.

이제부터 중요한 건 얼마만큼 효율적 지역분산과 섹터분산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들어 펀드 하나에 여러 곳을 커버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묶은 브릭스펀드는 인기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 우리나라와 호주, 인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일본을 뺀 아시아·태평양지역 증시에 투자하는 아·태펀드도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 유럽증시에 투자하는 서유럽펀드도 있고 러시아, 터키 등 동유럽 나라들을 묶은 동유럽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전체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 역시 한번쯤 노려볼만 하다.

지구촌 시대의 돈 불리기엔 국경 개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 발달로 굳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고 돈도 굴릴 수 있다. 얼마나 정보를 알고 신중하게 투자하느냐가 중요하다. 펀드전문가들에 따라 견해는 다르지만 ‘4·4·2’ 분산법칙이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40%, 해외주식형 40%, 섹터펀드 20%의 분산투자원칙이 그것이다.


성급한 환매 금물, 포트폴리오 재조정해야

물론 해당 펀드 성격에 따라 세부적으로 들어가 다시 한 번 분산투자에 들어가야 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가치주 펀드와 공격 성장형 펀드 등 운용스타일에 따라 둘 이상 나눠야 한다. 해외 주식형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증시를 함께 갖고 있어야 무난하다. 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면 서유럽펀드 1개와 브릭스펀드 1개의 조합도 무난하다. 섹터펀드는 천연자원, 농업 등 주로 자원에 대한 추천이 많다.

셋째, 투자시간분산이다.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로 적립식 투자의 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스트-애버리징 효과’로 시간을 통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최대한 살리라는 얘기다. 특히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있으나 장기성장성이 보장된 중국, 브라질 등을 겨냥하려면 적립식 투자를 통한 접근이 최적이란 조언이다.

제로인의 한 펀드애널리스트는 “주가가 높았을 때 조금만 사고, 낮을 때 많이 산다는 원칙이 쉬워 보이지만 실천은 그렇지 않다. 조급해하지 말고 멀리 보고 그물을 넓게 던진다는 자세로 소액이라도 당장 적립식 투자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대 분산 원칙을 지키되 소액으로 너무 쪼개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가입이 쉽다는 이유로 은행에 갈 때마다 10만원씩 펀드를 가입해 10개의 펀드계좌를 갖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관리도 복잡하고 투자효과 또한 작아진다. 경제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매일 각각의 펀드수익률을 확인하느라 30분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게 된다.

투자에 대한 노력과 수고를 덜기위해 펀드에 간접투자 했는데 직접투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재검토돼야 할 점이다.

소액을 너무 나눠 투자할 경우 기대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관리도 어렵고 필요이상의 운영비를 분담해야
한다. 투자액에 따라 펀드 숫자는 달라 질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너무 많이 분산투자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

아울러 너무 자주 조정하는 것도 좋지 않다. 매주 신문에서 추천하는 펀드가 바뀔 만큼 펀드 종류가 다양하다. 펀드를 너무 자주 갈아타면 결국은 원금 돌리기밖에 안 된다.

6개월에 한번 정도 수익률을 점검하고 최소 1년간은 운영해 본 뒤 조정이 필요할 땐 전문가와 상의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리고 성급한 환매보다는 추가집행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전운 감도는 헤지펀드시장
하나 vs 한국 헤지펀드 대전쟁


하나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헤지펀드시장에서 맞붙었다. 두 회사 모두 헤지펀드시장 확대와 국내 헤지펀드 규제 완화를 앞두고 시장의 기선을 먼저 잡겠다는 입장이다. 신호탄을 쏘며 선수를 친 곳은 하나대투증권.

이 회사는 싱가포르에 헤지펀드만을 전문으로 하는 HFG인베스트먼츠를 OPVS인베스트먼트홀딩스와 합작으로 세웠다. 이어 12월 3일부터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투자대상으로 삼게 될 펀드오브헤지펀드 ‘HFG 코리아 1호’ 판매와 운용에 나섰다. HFG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는 리먼브러더스와 스코틀랜드왕립은행의 아태지역총괄을 지낸 토머스 피카르드와 리먼브러더스 홍콩부사장과 페인웨버증권 한국대표를 거친 토미 킴이 맡는다.

김정태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펀드오브헤지펀드 중심의 상품을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고 2~3년 안에 1조 원가량의 자산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펀드오브헤지펀드 운용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9년부터 열릴 국내 헤지펀드시장도 선점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를 세우고 상품판매에 나서는 것은 한국기업으론 우리가 최초이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도 해외에 헤지펀드전문운용회사 설립에 적극적이다. 연말이나 내년 초 운용사설립과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금융지주는 운용사설립을 위한 자금마련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사의 자회사가 해외에 법인을 새로 만들 땐 같은 업종이어야 하므로 한국금융지주는 한국운용 등 기존 운용사가 출자하는 형태로 회사를 출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하나대투증권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한국금융지주 쪽은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한 헤지펀드에 투자 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양사와 더불어 미래에셋까지 헤지펀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시장선점을 위한 각사 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펀드 지고 동유럽펀드 뜬다

중국 증시가 흔들리면서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동유럽펀드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증권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동유럽펀드로는 1681억원이 새로 흘러들어갔다.

이는 직전 주(11월 8일~14일)보다 두 배 이상 되는 금액이다. 동유럽펀드의 자금 유입규모는 지난 10월말(10월 25일~31일) 99억원에 머물렀으나 11월 이후 주간단위로 114억원, 787억원에 이어 크게 불러난 것이다. 동유럽펀드로 1,000억원 넘는 돈이 한주일 동안 들어온 것은 지난 7월 이래 처음이다.

반면 중국펀드는 같은 기간 자금유출 현상을 나타내며 돈이 크게 빠져나갔다. ‘펀드환매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전 주일(11월 8일~14일) 2526억원에 이르렀던 순 유입액은 754억원의 순유출로 돌아섰다. 중국펀드에서 순유출이 일어난 것은 주간 단위로 지난 5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브릭스ㆍ인도ㆍ친디아ㆍ아시아ㆍ중남미펀드의 경우 꾸준히 돈이 들어왔으나 앞주보다 액수가 모두 줄었다. 한때 7000억원대가 흘러들어 왔던 브릭스펀드는 11월초를 기점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4504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인도펀드의 유입액도 167억원 가량 줄어든 524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글로벌, 일본, 유럽 펀드 등은 8월 이래 지속적인 유입액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2주일 잇따라 돈이 빠져나갔던 섹터펀드로는 145억원의 새 자금이 들어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익숙한 시장인 국내의 경우 지수 하락기에도 신규자금이 들어오지만 해외시장은 지수가 출렁일 때 수익률이 높은 장기투자자 중심으로 환매가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 환매에 평균 5~7일쯤 걸리는 만큼 주가하락이 시작되면서 중장기
성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