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정유사 질타 독과점 폭리에 뭇매
2007-11-01 장익창
최근 4년 동안 국내 정유사들의 휘발유 판매마진 증가율은 휘발유 가격 상승률의 4배를 넘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재정경제부 국감에서 2002년 10월부터 작년 10월까지 4년간 정유사 마진은 60.63원에서 90.17원으로 48.7%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휘발유의 소비자가격이 리터당 1291.09원에서 1440.76원으로 11.6% 오른 것과 비교할 경우 정유사의 마진 증가는 4배를 넘는 것이란 게 이 의원 주장.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정유사들이 정부에 10%이상 부풀린 가격을 보고해 정부가 유류세를 부과하고 주유소는 추가마진을 챙김으로써 소비자들만 올 상반기 1870억원의 바가지를 썼다”고 질타했다.
진 의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리터당 1477원으로, 이중 정유사가 발표한 공장도가격은 리터당 542원이며 유류세가 878원, 정유사 유통마진은 57원이다. 실제 공장도가격은 506원이며 유류세 878원을 빼면 마진은 리터당 93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 휘발유 소비량이 47억9500만 리터로 결국 국민들은 1870억원 규모로 바가지를 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석유협회는 “정유사가 공장도가격을 부풀려 발표한 것이 아니라 과열경쟁에 따라 오히려 공장도가격을 할인해서 실제 공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지난 1998년 정유산업이 개방이 됐음에도 변함없는 국내 정유업계의 독과점 구조와 석유제품 유통구조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3대 정유사인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의 석유제품시장 점유율은 1998년 3사 점유율이 각각 33.8%, 27.7%, 14.3%였는데 지난해에도 32.0%, 28.1%, 13.3%로 9년째 요지부동이다.
한편, 일본은 1996년 석유시장을 개방한 뒤 지난해 말 현재 19개의 정유사가 경쟁하고 있어 유가 상승폭이 우리나라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소비자 이익을 위해 정유산업의 경쟁을 활성화할 것인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