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잇단 골프장 개장 “왜”

2007-09-03     백은영 
■그들만의 티샷, 그들만의 특혜

우리나라 골프장이 기하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1990년 55곳이었던 골프장이 현재 270여 곳으로 늘어났다. 올 초까지 허가를 받은 전국 골프장은 347곳이며 추진 중인 골프장은 200여 곳이다. 그러나 이렇게 골프장의 급격한 증가를 이끈 곳은 내로라하는 우리나라의 재벌그룹들이다. 최근에는 중소 건설업체까지 골프장 건설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어 환경단체와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돈이 될 만한 땅이 있다면 모두 파내고 깎아내어 자연파괴 뿐만 아니라 보호가치가 있는 천연기념물까지 훼손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기업이 어느 곳에 몇 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어느 곳에 추가로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을까. 기업들이 전국의 땅을 뒤집어 벌이고 있는 그들만의 꿈의 티샷지도. 전국에서 거둬들일 그린피를 미리 계산해봤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은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이다. 안양베네스트(18홀), 동래베스트(18홀), 세븐힐스(36홀), 가평베네스트(27홀), 글렌로스(9홀) 등 총 108홀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다음은 한화로 용인 프라자 (36홀), 설악 프라자(18홀), 제이드팰리스(18홀) 등 99홀을 소유하고 있다. GS그룹도 만만치 않다. 강촌(36홀)과 엘리시안(36홀) 등 72홀을 소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해비치(27홀), 녹인 (18홀) 등 45홀, 동양그룹은 파인크리크(18홀)등 54홀, 롯데는 스카이힐 제주(27홀) 등 36홀, 한진은 솔로무(36홀) 등이다.


일반인 10억 내도 못가는 그들만의 꿈의 그린

우리나라 18개 기업이 모두 801개의 홀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SK, 동부, 효성도 골프장 건설에 뛰어 들었다.

가장 공격적인 곳은 롯데로 지난 2005년 롯데 스카이 힐 제주CC를 오픈하고 경남 김해에 롯데스카이힐 김해를 개장할 계획이다. 또 인천시 계양구 목상동 75만평 일대에 27홀 골프장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을 뿐만 아니라 환경성 검토서에 멸종위기종과 보호대상종들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효성도 두미종합개발을 통해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두미리 일대에, SK도 경기도 일원에 골프장을 짓기로 하고 (주)아일랜드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동부그룹도 충북 음성에 레인보우 힐스라는 골프장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CJ도 내년 상반기에 여주 나인브릿지를 오픈할 예정이다.

중소 건설업체도 골프장 건설에 뛰어 들었다. 이미 경기도 동두천과 전남 함평에 다이너스티 CC를 운영 중인 대주그룹은 전라도 담양과 경기 안성, 나주, 칠곡, 장흥 등 6곳에 골프 레저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경주시 도투락 목장 부지에 다이너스 골프장과 인근에 블루모아 CC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또한 우남종합건설, 성원, 현진, 월드 건설 등이 적극적으로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꿈의 명문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이 10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회원권은 삼성의 가평베네스트로 회원권 거래가가 15억원을 호가한다. CJ 여주나인브릿지의 경우 8억5천만원, 동부 그룹의 레인보우 힐스는 8억원, 한화 제이드 펠리스 CC도 8억~9억원이다. 또한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회원 수가 적어 쾌적한 명문 골프장으로 알려진 남부CC와 레
이크 사이드 CC의 경우도 1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회장님들과 임원들의 은밀한 장소로 자주 쓰이고 있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있어 돈이 있어도 티샷이 불가능한 그림의 떡이다.


회원권 10억 호가 다반사 의혹도 다양

실례로 여주나인브릿지의 경우 40만평 부지가 100명에게 비밀스럽게 분양을 마쳐 그들만의 위한 특별한 공간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남양주 해비치, 동부 레인보우 힐스, 안양베네스트, 곤지암 CC등도 회원권 거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호화골프장을 위해 환경파괴가 심각하다는 반발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골프장건설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온갖 의혹을 몰고 다니고 있다” 며 “자신들의 수익을 위해 후손들에게 깨끗한 자연환경을 물려줘야할 의무를 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후죽순, 영호남지역 골프장
하루가 다르게 골프장 공사 인허가 급증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의하면 2007년 1월 1일 기준으로 국내에는 이미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0.3%가 골프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골프장 건설이 집중되고 있는 영·호남지역은 환경파괴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상북도에 19개 골프장이 있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28개소를 비롯해 시군에서 건설 계획 중인 곳은 14개소 등으로 2~3년 이내에 무려 61개소의 골프장이 들어 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상남도는 14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5개소는 추진 중, 24곳은 건설 계획 중으로 향후 43개가 영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전라남도는 운영 중인 골프장은 14곳,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12곳, 사업 준비 신청이나 행정절차를 받는 업체도 11곳이며 현재 3~4개의 시행업체가 건설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북도도 비슷하다. 8곳의 골프장이 있으며 시범 라운드 운영 중인 곳이 6곳, 추진 중인 곳까지 포함하면 4~5년 이내에 3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의하면 2007년 1월 1일 기준으로 국내에는 이미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0.3%가 골프장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