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이수창호(號) , 돌파구 찾기 어렵네…

2007-02-06     정하성 
흔들리는 삼성생명 제5탄

삼성의 돈줄인 삼성생명의 그룹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총자산 100조원인 삼성생명은 그간 삼성의 주력기업 삼성전자 등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다. 또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해왔고,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승계에서도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개정안 국회통과, ‘상장논란’ 등 악재로 그룹내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주식 상장에 따른 오너일가 배불리기 논란’, ‘보험판매와 관련한 계약자와의 잦은 마찰’ 등도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고민거리다. <일요서울>에서는 위기에 빠진 ‘삼성생명’을 연속기획으로 진단해봤다. 다섯번째 기획으로 위기에 빠진 삼성생명 ‘이수창호(號)’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생명. 외국보험사와의 경쟁, 실적 악화, 잇따른 민원제기, 손익구조 문제 등으로 곤혹스런 환경에 빠지고 있는 삼성생명이 최근 새로운 활로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이 직접 나서 ‘보장자산 바로 알기’캠페인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보장성 보험 강화를 통해 현재 보유고객 850만명의 보장자산 319조원을 올 연말까지 360조원으로 늘린다는 방침
이다.

이 사장은 “보장자산 바로 알기는 지난 수십년간 유지해온 보험 판매활동의 패턴을 완전히 바꾸자는 것으로 고객에게는 생명보험 본연의 가치를 전달하고 FC들에게는 판매활동의 새로운 틀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보장성보험’을 강화하고 나선 것에 대해 “은행과 증권, 그리고 금융권의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생명이 새로운 활로 찾기가 쉽지 않다”며 “삼성생명이 저축성보험, 변액보험 등에서 은행과 증권 등 여타 업계와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이 사장이 직접 나서 ‘보장성 보험’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저축성 보험’, 즉 ‘변액 보험’ 등에 대한 잇따른 민원도 이 사장이 ‘보장성 보험’강화로 돌아서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변액보험’에 대해 “보험료는 계약자가 내고 투자는 보험사가 한다. 하지만 손실은 계약자만 져야 하는 기가 막힌 상품이 바로 변액 보험”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 등에 대한 소비자 민원 및 해약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2005년 7월 저축성 보험인 변액유니버셜가족사랑보험 상품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변액보험 등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삼성생명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변액보험 등의 상품판매를 접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 사장으로서는 ‘손익구조 문제’도 골칫거리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월례조례회를 통해 “회사 손익구조에 관한 보고를 받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대대적인 손익구조 개편의지와 체질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건강보험 특약 개선’과 ‘신용등급 10등급 제한’ 등의 조치들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겠다는 이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종신보험이나 질병·간병보험 등에 가입할 때 추가하는 건강보장 특약 중 수술관련 보장을 축소하고 특약 보험료를 3년마다 한번씩 조정하는 갱신부 특약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또 ‘개인신용등급에 따른 보험가입 제한’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8월부터 개인신용등급 최하위자의 보험가입 금액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에 따른 조치들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는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고객들의 불만을 무시한 채 수익성을 올리는데 급급하고 있다”며 “갱신부 특약제도, 개인신용등급 에 따른 보험가입 제한 등의 도입은 자신들의 잘못된 경영으로 인해 생긴 영업손실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지난달 30일 “신용별 보험가입 제한은 안된다”는 공문을 생보사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인해 내부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장성 보험판매 강화’, ‘신용등급 제한’ 등으로 인해 일선 설계사 들이 “영업이 어렵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월례조회때 “영업조직이 양해하라”며 당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영업조직에서의 불만은 없다. ‘보장성 보험’강화 전략으로 인해 영업조직이 더욱 고무돼 있다”
고 해명하며 “이 사장이 ‘수익성’을 강조하는 것은 경영자로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외국보험사 등에 밀리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1년 3월말 41.1%였던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1월말 현재 31%로 10%가량 줄어들었다.



#“이사회와의 갈등 때문”

교보증권 최명주 사장이 지난 1월 25일 전격 사임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1월 이미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며 “전 임직원이 소형 증권사라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주었고, 저 또한 변화혁신추진비, 격려비, 주중 골프회원권 등 관례적인 범위 내에서 대표이사로서 최선의 보답을 했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내년 5월 공식적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처럼 임기 만료를 몇 달 앞두고 갑작스럽게 최 사장이 사임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사회와의 갈등 때문”인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안팎에서는 성과급 지출문제를 놓고 대주주, 이사회 측과 갈등을 빚은 것이 최 사장의 사퇴 배경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 사장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임이후 실적이 좋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사회측과 갈등이 있었고, 결국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변화혁신추진비, 격려비, 주중골프회원권 등으로 성과에 대해 보답했고, 이사회에서는 임원들에게 줬던 주중골프회원권 등에 대해 문제를 삼았던 것이다. 임원의 보수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보증권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최명주 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박창배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에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