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상 이사 최고재벌 꿈꾼다
2006-08-03 이범희
3세 경영 돌입할지 주목
LIG손보 구본상 이사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구자원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IG손보에서 미국 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최근 구 이사를 중심으로 지분정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3세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 이사는 지난해 아버지인 구자원 명예회장으로부터 100만 주를 매입했다. 올해 5월에는 장내매수를 통해 30만 주를 매입해 현재는 341만주를 가지고 있다. 5.19%이던 지분율은 5.69%로 높아졌다.
그룹 내에서도 구본상 이사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재편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특히 같은 기간 구본상 이사의 누나인 구지연씨가 보유하고 있던 26만8,600주 전량을 모두 매입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구인회 창업주의 차녀인 구자혜씨가 보유하던 2만7,680주를 모두 장내매입하며 LIG손해보험에서 손을 떼 LG그룹과의 결별을 마무리 짓기도 했다.업계의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모든 수순이 구 이사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바로 생각된다.
LG에서 독립한 LIG손보의 경영에 구 이사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말했다.LIG손보 관계자는 “구 이사가 처음부터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누나들의 지분을 받은 걸로 경영권 승계라고 단정 짓는 건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건설업 진출 통한 신성장동력 촉구
구 이사장의 행보는 지난 5월에도 관측됐다. 개인 회사로 알려진 TAS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TAS)가 건설업체인 건영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건설업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관측에서다.하지만 범LG가는 그룹이 분리되더라도 동종업계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와 양사의 대립이 걱정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김갑렬 GS건설 사장이 LIG의 건영 인수에 대해 “건설업 진출로 보고 있지 않다. 재무적 투자자에 그칠 것이다”라고 말해 일단락됐었다. 일각에서는 건영 인수에 TAS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나선 사실을 주목해 본다면 건설업 진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또 구 이사는 강남 시대를 맞아 보험업 외에 다른 사업에도 진출을 노렸다.
그룹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공을 들였던 것. 이에 건설업 진출에 무게를 더했다. 건설업은 리스크가 큰 대신 짧은 시간 내 덩치를 키우기에 걸맞는 업종이라 신사업으로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에 TAS측은 건영 인수금액 4,000억 원을 맞추기 위해 1,000억 원은 자체 자금으로 3,000억 원 가량은 금융권에서 조달했다고 한다. 이 점이 건영 인수가 단순한 재무적 투자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LG그룹에서 허씨 가문이 떨어져 나가면서 GS건설이 ‘남의 회사’가 됐다는 점에서 향후 건영쪽으로 LG계열의 건설물량이 몰려들 가능성이 크기에 성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때문에 TAS의 구 이사에게 눈길이 쏠린다.
지주회사 체계 출범 ‘노려’
구 이사는 LIG손해보험을 향후 LIG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계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LIG홀딩스는 계열사인 넥스원퓨처, 에프엠에스, TR코리아, LIG시스템, 에이스손해사정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LIG홀딩스는 LIG손해보험 지배주주 및 특수 관계인이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배주주들로서는 LIG손해보험의 지분을 LIG홀딩스에 팔고 비상장인 LIG홀딩스 주식을 매입할 경우 지배구도의 변경 없이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한편 계열사들 대부분의 지분이 LIG손해보험과 LIG홀딩스에 속해 있는 것과 달리 TAS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는 정확한 지분 현황이 공개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TAS가 향후 LIG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성장동력, 나아가 3세 경영체제 승계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LIG그룹 승계 작업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구본상 이사의 향후 역할과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이다
# LIG손해보험은 어떤 회사?
LIG손해보험은 LG그룹에서 제일 먼저 분리해나간 LG화재가 모체인 기업이다.LG화재는 최근 사명을 LIG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뒤 본격적인 그룹체제 변신에 힘을 쏟고 있다. 1999년 LG그룹으로부터 분리한 LIG는 올해 강남에 새로운 사옥으로 이전한 데 이어 4월 사명을 바꾸면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1999년 LG에서 분리된 LIG손해보험은 2000년 럭키생명에 출자하며 그룹 성장의 원동력을 키웠다. 2004년 넥스원퓨처, LIG시스템 등을 계열사로 편입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LIG 매니지먼트 서비스, 에프엠에스, 에이스화재손해사정, TRC코리아, TAS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 LIG홀딩스 등을 추가 편입하며 공룡 보험사로 성장했다.
총 12개 계열사를 거느릴 만큼 성장했지만 아직은 그룹의 명칭을 따로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LIG손해보험이 대표회사로 등록되어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회사의 한 관계자는 “비록 CI통합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LIG손보를 모체로 삼고 있다. 더 많은 성장을 위해 계열사는 물론 전 직원이 노력할 것이고, 차후 브랜드전략에 따라 CI변경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도 점쳐진다.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