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앞둔 ‘야당 먹잇감’ 된 문재인 경제

경제 정책 비판 목소리 가중…위기 자처하는 경제 라인

2018-05-25     강휘호 기자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6.13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들이 야당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실제 자유한국당은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 바른미래당은 ‘망가진 경제, 먼저 살리겠습니다’ 라는 지방선거 슬로건(slogan)을 채택했다. 더불어 정부의 경제 라인마저 불협화음을 내는 양태를 보이면서 우려를 덧씌우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경제 정당 되겠다” 
장하성·김동연·김광두 등 의견 대립 ‘불협화음’


문재인 정부는 외교 안보, 적폐 청산 등에서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 반면, 일자리와 최저임금 문제 등 경제 관련 정책은 취약점으로 분류된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하는 야당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놓치지 않고 집중 타깃으로 삼는 형세다.
 
특히 일명 J 노믹스로 대변되는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은 소득 주도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민생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 만큼 여당과 야당 모두 선거 민심을 잡을 수 있는 중요 사안을 경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 상황을 향한 비판의 수위와 범위도 실질 수치가 좋지 않은 실업률, 지역경제, 기업성장 등 전반을 가리지 않는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실패를 증명하는 수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는 제하의 논평을 지난 23일 내놓았다. 
 
김 원내대변인은 “보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내수(內需) 업종 1위 기업들의 매출이 줄줄이 감소했다”면서 “가구·침대, 통신·스마트폰·TV, 의류, 홈쇼핑 등 여러 분야에서 업종별 1위 기업들의 내수 실적이 정체되거나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실패한 소득 주도 성장 ?

아울러 “내수 불황 조짐에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최악이다. 앞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경영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장에서는 섣불리 투자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불황에 따른 인원 감축과 폐업 등으로 직장을 잃은 근로자 수가 최근 5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 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가 저임금 근로자와 자영업자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향후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이제 그만 경제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서민 경제를 살리고 중소기업을 튼튼히 해서 내수를 살려야 한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정당을 표방한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슬로건을 확정하면서 민생경제 살리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김 한국당 원내대변인이 기업 정책과 관련해 논평을 냈다면, 바른미래당은 민생경제의 문제를 포획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7일, ‘망가진 경제, 먼저 살리겠습니다. 경제정당 바른미래당’을 메인 슬로건으로, ‘망가진 경제, 내 지갑은? 내 일자리는? 경제정당 바른미래당’을 보조슬로건으로 확정했다. 

바른미래당은 “정부 여당이 적폐청산과 북핵문제에만 치중한 나머지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민생경제는 추락한 반면, 물가는 상승하며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나빠졌다는 여론에 따라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른미래당은 정부 여당이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창하며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으나, 오히려 지난 1년간 실질소득 감소,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지역경제 추락 등으로 민생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에 바른미래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일자리창출과 지역개발, 경제 활성화 등을 지방선거 주요 이슈로 꼽았고, 언론을 통해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1년간 경제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답변한 국민들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와 관련해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많은 국민들이 정권의 경제 무능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국민의 소득과 일자리를 1순위로 두고 일하는 정당임을 슬로건에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언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방조하는 여당과 대안 없이 막말만 일삼는 자유한국당과는 달리,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불안불안한 1기 경제팀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뜩이나 야당들로부터 공격을 받는 상황에 정부 경제 라인이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 자충수를 두는듯한 형국이다. 일례로 경제팀 구성 당시부터 경제 실세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냐, 변양균 전 참여정부 정책실장이냐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이후 선임된 경제 관료들은 곳곳에서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내 시장 불안을 초래한다거나, 인적 쇄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무엇보다 이들의 대립은 정책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위기감만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 지표와 각종 정책 운영을 각기 다른 해석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이 되풀이됐기 때문이다. 일단 중장기 경기 전망을 놓고서는 김동연 부총리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생각이 다르다.

김동연 부총리는 최저임금 급등이 고용과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정책의 책임자 입장와 청와대 비서실 간 조율 없는 발언들이 자꾸 나오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여론마저 보인다. 결국 6.13 지방선거의 결과와는 별개로 문재인 정부는 경제 라인을 재정비하고, 경제 정책들을 수정, 보완해 민생경제 살리기에 더욱 주력해야 하는 시기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