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폿집은 ‘옛말’ 고급화 멀티화로 ‘승부하라’
2006-05-17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
외식업 창업시장에 있어 3대 트로이카로 아이템을 꼽자면 고기전문점, 치킨전문점, 간이주점 전문점 등을 들 수 있다. 그중 간이주점 형태의 시장은 최근 들어 삼파전 양상을 보이며 저마다 색다른 이색 메뉴와 인테리어, 서비스로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높은 창업 열기만큼 신(新)감각 전문점들이 등장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절대 강자는 맥주 전문점
주류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맥주’는 간이주점 전문점의 대표 아이템이다. 대중적인 이미지, 부담없는 가격, 다양한 소비층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주방 인건비에서 비중이 높은 기타 업종에 비해 다소 비중도가 낮다는 것 역시 수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꼽힌다.그래서 흔히들 맥주(호프) 전문점들은 서비스와 분위기 업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영업 전략만으로는 수많은 동종업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격 경쟁에 승부를 건다는 것도 상당한 무리수가 따른다.
업소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객밀착을 통해 가치를 제공하는 나름대로의 전략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고객들이 어떠한 제품과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가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또한 고객의 특별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메뉴나 서비스에 대해서도 맞춤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면서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맥주 전문점이라고 해서 저녁 장사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레스펍(레스토랑 +펍(PUP))형태로 운영하면서 잘 짜여진 점심 메뉴를 선보이는 영업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양성 기초한 퓨전이 ‘대세’
70년대 학사주점이 발달하면서 소주방 문화가 만들어졌다면, 최근에는 고객 소비의 양극화 현상에 따라 다양성에 기초한 퓨전 요리화가 대세라 할 수 있다. 그중 최근 2~3년 전부터 주류 전문점의 아이템 중 다크호스로 떠오른 아이템은 일본의 선술집 형태로 운영하는 이자까야 전문점일 것이다. 이자까야 전문점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실소비자들이 다양한 메뉴와 더불어 볼거리와 흥밋거리를 동시에 만족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간단하면서 맛있는 안주로 집 근처나 직장 근처에서 간단하게 여흥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자까야 전문점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고객층 또한 20~40대로 폭이 넓어, 이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단점이라 한다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서울 교대역 먹자골목 주위에는 8개의 이자까야풍 주점들이 밀집돼 있다.때문에 현재 이자까야풍 전문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이나 향후 이자까야 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자는 브랜드 선정시 경쟁자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나만의 영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창업 아이템 다크호스 ‘회’
수 년 전만해도 싱싱회 전문점들은 대형화 추세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회는 육류보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도 마니아층이 두터운 메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회 전문점하면 정통 일식 전문점이나 참치 전문점 정도로 인식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창업비용은 대체로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 또한 인건비도 무시 못 하는 실정이다. 경기침체와 명예퇴직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경제 사정에 맞춰 적당한 규모와 투자비로 창업하는 경향은 회 전문점 또한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는 저렴한 투자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2005년에는 유망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창업 아이템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광우병이나 조류 독감으로 인한 대체 음식으로 떠오른 것이다. 또한 웰빙이라는 건강식 아이템으로도 한몫 하고 있다.비브리오 패혈증균, 대장균 때문에 여름철에는 외면을 당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1년 365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고정비를 절감해 수익성도 예년과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물론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점포의 입지나 메뉴의 구성도에 따라 수익이 극과 극을 달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따라서 싱싱회 전문점을 창업하는데 있어서 성공 창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체성, 차별성, 수익성, 지속성이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메뉴 개발이 필요하다.
# 간이주점 프랜차이즈 베스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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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형 퓨전 선술집 짱구야 학교가자
누가 학교를 공부만 하는 곳이라 했던가.학교를 술 마시는 장소로 둔갑시켜 고객들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있어 화제다. 학창시절 추억을 곱씹으며 술 한 잔 걸칠 수 있는 학교형 퓨전 선술집 ‘짱구야 학교가자(www.jjang9.co.kr)’가 바로 그 주인공. 짱구야학교가자는 말 그대로 학교의 추억거리를 매장코드로 승화시킨 술집이라는 점에서도 눈에 띄지만, 기존 선술집에서나 볼 수 있는 ‘일본풍’을 철저히 배재했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고객들이 매장을 방문하면 교복을 입은 남녀 종업원들이 맞이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태극기가 걸려있고 군청색 칠판에 하얀 분필로 낙서해 놓은 추억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태극기 양옆에는 “술 마시고 꼬장 피지말자”라는 교훈과 “많이 먹고 빨리가자”는 급훈이 손님들의 시선을 끌기도 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할라치면 ‘출석부’로 명명된 특이한 메뉴판이 손님을 기다린다. 출석부를 펼쳐보면 더 재미있다. 1분단 ‘과일&퓨전&전’, 2분단 ‘꼬치&해물’ 3분단 ‘볶음요리’ 4분단 ‘탕&면류’….
‘왜 퓨전 선술집인가’를 의심할 겨를도 없이 메뉴판에는 꼬치, 볶음요리, 면, 튀김 등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나 볼 수 있는 안주에서부터 나쵸, 감자롤 등 호텔급 요리까지 60여 가지가 넘는 안주가 ‘분단’으로 명명돼 일목요연하게 기재돼 있다. 이색적인 서비스도 있다. 매장을 처음 방문하면 자신의 이름이 적힌 ‘학생증’을 지급받는다. 학생증에는 5회 방문시는 ‘개근상’, 10회 방문 ‘우수상’, 20회 방문 때는 ‘최우수상’을 해당 학생(손님)에게 시상토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25회째 방문한 고객이라면 ‘최우수상’ 수여와 동시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상장이 매장 벽에 걸리고, 그날 술값의 50%를 할인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친구를 통해 매장을 처음 방문했다는 서울 사당동의 김영자(36)씨는 “이곳에 들어선 순간부터 마치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며 “가격도 싸고 안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설비용은 20평 기준으로 4,600만원 선이다. 문의: 02-427-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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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 스타일의 뮤직 비어바 톡스
생맥주집은 동네 어귀에서 벗어나 대학가와 역세권, 오피스가로 진출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실내장식은 신세대의 취향에 맞게 고급화, 세련화되고 있으며, 2만원대의 세트 메뉴를 선보여 호주머니가 가벼운 젊은층의 발길을 끌고 있다. 퓨전 스타일의 여러 생맥주집 가운데 ‘톡스(www.toks.co.kr)’는 웨스턴 스타일을 현대화한 뮤직 비어바를 기본 컨셉으로 다양한 퓨전 안주로 승부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올리브그린 목재를 사용해 터프함과 모던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 실내 장식도 눈에 띈다. 트럼펫, 기타 등 음악과 관련된 소품도 업소 곳곳에 배치돼 20~30대들이 선호하는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톡스 삼성점 김원숙(40) 사장은 퓨전 생맥주집 특유의 분위기에 자신만의 차별화된 영업 방침을 도입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 결과 이 업장의 월매출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 150만원 매출에 월 순수익만 1,000만원을 기록하며 ‘성공 매장’의 대열에 들어선 것. 김 사장은 안주와 식사의 주재료인 고기와 생선은 절대 냉동식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그때그때 구입해서 신선한 재료로 고객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는 것. 냉동된 재료를 사용하면 아무리 정성을 다해 조리하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도 고객이 먼저 알게 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경기불황을 이유로 주변 업소들이 2,000~3,000원씩 가격인하 경쟁을 벌일 때에도 제 가격을 고집했다. 누룽지탕, 깐풍새우, 통오징어구이, 치킨콤보, 궁중너비아니 등 톡스 삼성점의 메뉴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김 사장은 “가격을 낮추면 원가 비용이 낮아지고 아무래도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유동 인구가 많고 주변에 사무실이 많다는 장점을 고려해 내놓는 점심 메뉴는 하루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한다. 히레가스, 생선가스, 김치볶음밥 등 4,000~5,000원대의 점심 메뉴 역시 신선한 고기와 재료를 사용, 맛으로 승부하고 있다. 개설비용은 30평 기준으로 6,200만원(점포 구입비용 제외) 선이다. 문의:02-574-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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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회센터 바다를 그대 품안에
트럭에 대형 수족관을 싣고 다니는 이동식 횟집이 첫선을 보였다. ‘해저랜드(www.이동회센터.com)’는 1.4t 트럭에 수족관 3개와 조리시설을 갖추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각종 활어회와 초밥을 판매할 수 있는 ‘바다를 그대 품안에’를 개발했다. 바다를 그대 품안에는 야유회나 회갑연, 시골장터, 아파트 단지, 빌딩가 등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닐 수 있다는 특유의 장점으로 개발되자마자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트럭운전사 겸 횟집 주인 겸 요리사가 차량을 몰고 다니며 ‘1인 가게’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차량유지비 외에는 점포를 운영하면서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냉각기가 차량에 설치돼 있어, 한번 공급받은 살아있는 횟감은 한달 이상 싱싱하게 유지할 수 있다.해저랜드 조성우 대표는 “차량에는 횟감의 껍질을 벗기는 표피 제거기, 세꼬시와 오징어회를 써는 세절기, 무균 처리장치, 폐수 처리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면서 “누구나 3일 정도 본사에서 회 써는 기술과 초밥 만드는 기술을 익히면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해산물의 공급은 인천 연안부두와 하남시 해산물도매센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한번에 100kg 안팎의 해산물을 싣고 영업에 나서고, 다 팔고나면 공급처로 돌아온다. 해산물은 오랫동안 대게 도매업에 종사했던 조 대표가 맡아 시중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이동식 횟집의 마진율은 60%로 어느 횟집보다 높다. 개설비용은 차량구입비를 제외하고 2,900만원선이다.
문의:02-516-4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