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토공과 짜고 치는 고스톱’의혹
2006-08-03 조경호
한국토지공사가 발주한 대형 공공공사 설계심의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공사 실적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의 공사는 한국토지공사가 발주한 총 913억원 규모의 ‘성남판교 쓰레기 자동집하시설’공사. 입찰에 참가한 경쟁 업체인 GS건설 컨소시엄이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술제휴 일본 업체인 JFE사의 실적을 부풀려서 실적 증명을 위조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GS건설 현지조사결과 허위판명 의혹 제기
삼성엔지니어링의 기술제휴 일본 업체(JFE社)의 시공실적은 토공이 요구하는 수준인 100만㎡에 못 미치는 등 자격 조건 미달이라는 것. 삼성엔지니어링은 허위 실적을 갖고 입찰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원래 시공실적증명서는 발주처인 인자이시(市)나 산하공단이 발급해야 하는데, JFE사의 실적은 시공사가 아니라 하청운영사인 고베아이서비스가 발급한 정상가동증명서라는 것.쓰레기자동집하시설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없다.
모두 외국 업체와 기술제휴를 해야 하는데 세계적으로 5∼6개사만이 가지고 있다. 당시 GS건설은 스웨덴 엔벡센트럴석사와 제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GS건설은 일본 고베 등 현지를 방문해 삼성엔지니어링의 허위 실적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GS건설의 한 관계자는 “현지에 가서 발주처인 인자이시를 방문, 시공실적을 검토했더니 JFE사가 고베철강 컨소시엄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GS건설측은 설계심의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6월 1일 발주처인 토지공사를 방문해 구두로 문제제기를 했다. 6월 8일에는 실적에 대한 이의 제기를 공문으로 발송했다. 토공이 GS건설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삼성엔지니어링에 서류보완을 요구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일본 JFE사의 시공실적을 일본 내 발주처인 고베스틸로부터 자료를 받아 토공에 제출했다. 서류 검토를 끝낸 토공은 지난 7월 20일 삼성엔지니어링을 설계 적격자로 최종 결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의 주장은 억측”이라며 “토공이 해당 관공서의 자료까지 요구해 일본 도시재생공사의 확인서를 받아 제출했다. 시공실적 역시 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105만㎡”라고 말했다.지난 7월 20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최종 적격자로 선정됐다. 이런 과정에서 토공과 삼성엔지니어링간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토지공사의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에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판교 쓰레기자동집하시설공사는 지난 5월4일 입찰, 5월30일 설계심의, 6월9일 가격개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은 6월8일, 삼성엔지니어링이 제출한 시공실적에 문제가 있다며 정식으로 토공에 이의 제기를 했다.
토공, 삼성 엔지니어링 봐주기 인가
이 경우 토공은 적격심사기준에 따라 3일 이내에 문제가 있는 실적에 대해 보완을 해당업체에 요구하고, 만약 보완내용이 입찰기준에 충족되지 않으면 입찰참가 자체를 취소시켜야 한다.그러나 토공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의 제기가 있은 후 한달 보름이 지난 시점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엔지니어링에는 3차례나 실적보완을 요청했다. 이는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때문에 토공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일부러 밀어주기 위해 3차례나 실적보완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에 대해 토공측은 “설계심의가 끝나고 가격개찰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GS건설이 뒤늦게 이의를 제기했다. 삼성엔지니어링에도 충분한 소명기회를 주기 위해 재검토 기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빌미를 제공한 점”이라고 말했다.이번 사건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입찰 참여 당시 토공 양식이 아닌 조달청 양식에 따라 정상가동 실적 증명서를 제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해를 불러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처럼 서류검토가 철저한 기업에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또한 GS건설은 “진위 여부가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가운데 업체선정이 이뤄졌다”면서 법정 소송도 불사한다는 태세이다. 이 때문에 판교신도시 조성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문제가 된 `성남판교 쓰레기 집하시설’ 턴키입찰 결과 삼성엔지니어링컨소시엄이 GS건설컨소시엄과 대우건설컨소시엄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었다. 삼성엔지니어링 컨소시엄에는 한라건설이 참여했다. GS건설컨소시엄에는 한화, 백산,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또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동호건설이 참여했다.
경기악화 속에서도 경영실적 두각
삼성엔지니어링은 지속적인 글로벌 수주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화공분야에서 사우디, 태국, 인도, 멕시코 등 4개 특화 지역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설계최적화와 플랜트 효율성 확대로 산업 플랜트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환경 분야에서도 점진적인 시장 확대를 해 나가고 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 잔고는 3조3,000억원이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고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대우건설, 국내 최고 건설업체 등극 시공능력 평가 6조, 5,600억원으로 1위 차지
대우건설이 삼성건설을 제치고 국내 건설업체 최고자리에 올랐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1만1,585개 건설업체와 2만9,000개 전문건설업체, 4,200여개 설비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과 재무상태, 기술능력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대우건설이 종합시공능력평가에서 6조5,6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4년부터 2년 동안 정상을 지켰던 삼성건설은 6조2,530억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현대는 5조4,820억원으로 3위, GS건설은 5조3,439억원으로 4위, 대림산업은 5조2,000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건교부는 대우건설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실적증가와 함께 순이익 증가에 따른 경영평점의 대폭 상승과 실질 자본금 증가로 경영평가액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