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M&A 과열 “왜 M&A눈독들이나?”
2006-09-10 이범희
에스오일(회장 김선동)과 현대오일뱅크(사장 서영태)가 매각된다. 에스오일은 자사주 28.4%를 매각할 방침을 밝힘에 따라 한진그룹, 대림, Stx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현대오일뱅크도 대주주인 코나코필립스가 자사주 20%를 매각할 방침을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이 경영권 인수를 통해 사업의 다각화는 물론 향후 에스오일과의 협력으로 신성장동력을 꾸려 나갈 방침이라 정유업계의 큰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진그룹, 대림, Stx 등이 에스오일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는 우선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 에스오일의 기업 가치나 공장 가동 현황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실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출사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즉 에스오일이 보유하고 있는 정유공장 인수가 향후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결정되면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면 되고,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면 중도하차해도 밑질게 없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에스, 현대오일뱅크 매각 통한 기반 다진다
향후 에스오일매각이 이뤄져 충남 서산에 있는 원유정제 설비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10년이 되면 에스오일의 원유정제능력은 하루 102만 배럴(온산공장 58만배럴 포함)을 기록해 GS칼텍스(65만배럴)를 제치고 국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1위인 SK마저 바짝 뒤쫓는다.
SK(주)는 인천정유 인수에 성공해 하루 111만5,000배럴 규모의 정제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세계 8위 정유업체인 미국 코노코필립스가의 대주주인 IPIC사가 자사주의 20%를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향 후 지분율에 대한 변동이 예상된다.
이에 각 사들은 정유업계 사업 진출을 통해 새 사업을 꾸려나갈 방침이다. 양 사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대주주와 함께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경쟁력 확보에서도 우위를 점치게 된다. 여기에 각 사들이 보유한 자본금과 사업전략이 맞물리게 되면 업계의 새 성장 동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선박 연료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게 되면 연간 5조원이 넘는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이에 연계된 사업은 물론 사업다각화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다. 대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림은 정유-화학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시너지효과는 물론,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를 통한 중동 플랜트 진출을 노릴 수 있어 새 엔진을 달게 된다.
Stx도 인수를 통해 해운, 조선 등 에너지 부문 그룹 주력사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 사의 지분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2강2중 체제인 정유업계에도 판도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한 애널리스트는 “정유사업이 고유가로 각광받고 있다. 정제능력을 보유한 회사가 값어치가 크다. 향후 소비제품이다보니 주가의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에스오일 인수가 각 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향후 업계의 전망을 밝게한다”고 말했다.
새 주인은 누가 될까
당초 에스오일의 인수회사는 롯데그룹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업계에서도 손꼽았을 만큼 인수 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호남석유화학, 롯데대신유화, KP케미칼 등 석유화학 3사를 가지고 있고 에스오일의 경영권에 참여할 경우 화학까지 사업구조를 일원화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부각됐었다.
업계의 정통한 한 관계자는 “롯데의 업무연관성과 신동빈 부회장의 관심도 등 풍부한 원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가 1위로 꼽혔다”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는 인수를 포기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진그룹, 대림, Stx의 한치의 양보 없는 대결 구도로 전개될 양상이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국제유가 급등의 문제와 에스오일과 직간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의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에스오일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겠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2006년 상반기에 매출대비 유류비 지출이 30%까지 치솟는 등 부담이 컸다. 특히 전체 항공유 중 약 10%를,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 상반기 자사선박 중 벙커유 중 7.6%를 에스오일에서 공급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림산업도 사업 다각화는 물론 인수에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잇따른 인수합병의 실패로 무너진 이해욱 부사장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도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대림산업은 과거 대한생명·한국중공업 인수전에서 모두 실패했었다.
Stx도 에스오일을 통한 원유수송사업을 노려 지분인수전에 참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사들이 에스오일에 지분투자 및 경영권 인수를 통해 원유 수송권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들 회사들은 정유업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원유 수송권이 확보되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양 사의 M&A는 사업의 다각화는 물론 향후 정유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함에 따라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정유사업은 고유가로 인해 각광받고 있어 향후 업계의 전망을 밝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