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특수 ‘유통업계와 테마주’는…

불청객 물리치는 가전제품·마스크 ‘불티’

2018-03-30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수도권 지역이나 서쪽 지방 등에서 봄철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동시에 높게 발생하는 가운데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마스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지난달 대비 80% 이상 증가했으며 마스크 등도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이 외에도 수입 가전 기업들의 공기청정기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지자체별 대응책 마련도 한창이다. 그 내용을 알아본다.

필수가전이 된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성장률 호조세
서울시 환경부 비산먼지 줄이기 대책 마련 고심 중


공기정정기, 마스크, 산소발생기 등 관련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8일 한국공기청정협회 ‘CA(Clean Air) 인증’을 받은 제품 가운데 청정면적이 가장 넓은 대용량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모델명 AS488BW A)를 출시했다.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는 33m²(10평대) 공간을 위한 소형 제품부터 132m²(40평대) 대형 제품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쑥쑥 커지는 미세먼지 시장

LG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신제품은 158m² 공간의 실내 공기를 청정할 수 있어 학교, 사무실, 병원, 식당, 카페 등 공공·상업시설에서 사용하기 좋다. ‘쾌속청정’ 모드로 작동하면 강력한 기류가 깨끗해진 공기를 먼 곳까지 전달해 최대 175m²까지 공기를 청정할 수 있다.

또 다른 회사 ‘에어글코리아’는 프리미엄급 공기청정기의 틈새를 공략해 출시 수 개월 만에 ‘에어글 AG600 공기청정기’를 네이버 쇼핑 및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상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측도 지난해 12월부터 3월달까지 자사의 공기청정기 누적 판매량이 론칭 시기 대비 약 500%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에어글코리아가 지난해 말 출시한 에어글 공기청정기 AG600은 H14 헤파등급의 cHEPA 필터와 알레르기 원인물질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티타늄프로 UV기술이 적용된 PCO가 탑재됐으며, 악취나 냄새를 정화하는 활성탄소 필터가 장착됐다.

마스크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배우 문채원 화장품으로 유명한 SNP(에스엔피)화장품의 ㈜에스디생명공학(대표 박설웅)이 자사의 홈쇼핑 브랜드 SD(에스디)를 통해 올봄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와 피부를 보호해주는 ‘SD더조은 황사방역용 마스크’를 론칭했다.

‘SD더조은 황사방역마스크’는 식약처로부터 황사와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 차단 효과를 허가받은 의약외품이다. 4중 고급 필터 사용으로 0.4㎛(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먼지 입자를 94% 이상 차단하는 KF94 등급을 받았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KF80 황사마스크에 비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높다. 또한 입술이 마스크 표면에 닿는 것을 최소화한 3D 입체 구조로 립스틱과 립밤을 바르고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마스크 내부 공간을 넓혀 호흡을 편하게 해줌과 동시에 불편함을 줄였으며 기능성 코 지지대 사용으로 흘러내리지 않고 안경 김 서림 방지에 도움을 준다. 성인용과 아동용 2가지 사이즈로 출시돼 남녀노소 누구나 착용할 수 있다. 편의점의 경우도 마스크의 판매량을 부쩍 늘었다.

증시에서는 미세 먼지 테마주(株)까지 등장했다.
자동차·산업용 공기청정기 필터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는 지난 22일 0.78% 오른 1만9300원에 마감, 14일(1만7000원)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만 원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크린앤사이언스는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해도 빠르게 몸값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더욱 상승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에어필터를 생산하는 성창오토텍은 전날 8.84% 뛴 1만1700원에 마감했다. 같은 날 공기청정기 전문기업 위닉스도 6.29% 급등했다. 방진 마스크를 제작하는 오공은 전날 1.12% 상승 종료, 지난 14일부터 5거래일째 오르막길을 걸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난방, 미세먼지, 에어컨, 의류 등은 계절에 따라 실적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 업종들”이라며 “계절만 가지고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투자 판단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응책 속속 등장

한편 지난 1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져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세 차례나 발령된 바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미세먼지 심한 날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초 미세먼지(PM-2.5) 발생요인 중 건설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도 전체 발생량의 약 22%나 차지하는 등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자치구별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오염원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지난달부터 비산먼지 발생사업장에 대해 단속반을 구성, 1만㎡ 이상 대형사업장 491개소에 대해 집중적인 점검·단속을 실시 중이다.
주요 점검·단속사항은 대형 공사장 야적토사 및 비포장면 덮개 설치, 훼손 부분 원상복구 여부, 토사 운반차량 과적 및 세륜·세차시설 설치·가동 여부, 주변도로와 나대지·공터의 청소 상태 등이다.

점검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 시 경고, 조치이행명령, 공사 중지 등 행정조치를 추진하고 위반 정도가 심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적발된 사업장은 향후 재점검을 실시하여 조치여부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여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점검·단속 결과를 토대로 비산먼지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 주변에 대해 물청소를 실시하는 등 후속 조치할 계획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봄철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줄이기 위해 시·자치구가 각종 건설 공사현장에 대해 집중 단속을 추진한다”며 “교통 분야의 대기 오염물질을 줄여 나가는 정책과 함께 공사장 등 비산먼지 발생을 줄여나가는 것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환경부(장관 김은경)도 경유차와 중·소형이륜차에서 배출되는 매연을 저감하기 위해 매연 배출허용기준 등을 강화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령을 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은 운행 경유차 및 이륜차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와 이로 인한 미세먼지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 26일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대책’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김종률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이번 운행 경유차 매연 배출허용기준 강화와 중·소형 이륜자동차 정기검사 확대는 대기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