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한국당 경선 극적 단일화 합의… 판세 뒤엎을까?
김재수·이재만·이진훈 “현직 시장 심판할 것” 승부수 던졌다
2018-03-23 박아름 기자
‘보수 혁신’ ‘대구 경제 재활성화’ 등 단일화 명분 내세워
현역 권영진 시장, “민심 이기지 못할 것” 강한 자신감
지난 20일 이재만 대구시장 한국당 경선 예비후보에 따르면, 김재수·이재만·이진훈 세 후보는 후보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들은 같은 날 대구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이 같은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화 일정, 시기, 방법 등은 각 후보 캠프 실무진이 향후 협의키로 했다.
이들 후보는 권 시장의 지난 4년간 시정에 대한 심판을 위해서라도 단일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진훈 후보는 지난 19일 한국당 대구시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권 시장 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에 양자 대결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재수 후보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권 시장의 지난 4년간 시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기회가 없었다. 한국당 시장 예비후보들끼리 공개 정책 토론 한 번 하지 못했다”며 “절차가 공정해야 결과에도 승복하는 법이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정당하게 싸워 이긴 보수 후보가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단일화에 대한 정당성은 다음 세 가지로 집약된다. 우선 ‘보수의 심장’ 대구를 지키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이재만 후보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치적으로 정체성이 불분명한 현 시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데 대구시민들이 공감한다”며 “권 시장은 탄핵에 앞장서며 보수 분열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보수의 재건, 보수의 혁신을 위해서는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대구 경제 재활성화’를 거론했다. 이재만 후보는 “4년간 맡겼더니 대구 경제가 몰락했다. 청년 일자리는 줄어들었고 (시민들은)먹고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졌다”며 “세 후보들은 (현 시장 체제로는)대구의 미래가 없음에 공감했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이재만 후보는 현 한국당 공천 규정은 현역 시장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현 시장 교체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열망이 높지만 중앙 공관위에서는 정치적 정체성, 교체지수 등을 검토하지 않는다. 경선룰이 현역 시장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단일화를 통해서라도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불출마로 주춤한
경선 흥행 견인 예상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한 때 유력한 경선 후보로 꼽혔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한풀 꺾였던 경선 흥행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게 정계의 중론이다. 당초 김 장관의 대구시장 출마론이 불거지며 김 장관은 가상 3자 대결에서 권 시장(23.2%)을 따돌리고 높은 지지율(33.3%)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돌직구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지난 3~5일, 대한민국 대구광역시 거주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유선 전화57%+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43%,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 위추출)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800명(총 통화시도 2만2001명, 응답률 3.6%), 오차율은 95% 신뢰수준에 ±3.5%p다.
오차는 2017년 12월말 행정자치부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해 보정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때 일각에는 ‘한국당 대구 지방선거 필패’라는 말까지 돌며, 권 시장의 시정 평가를 두고 팽팽한 대립 양상도 이어졌다. 따라서 한국당 경선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새 바람을 불어넣음으로써 보수 표심을 묶어둘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들의 파괴력이 무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관측이다.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단일화에서 승리한 후보가 상승기류를 타고 경선 뒤집기까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관건은 단일화 과정의 순항과 이후 단일 후보에 대한 다른 후보의 지원 강도다. 만약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거나 단일후보 결정 후 다른 후보들의 지원 공세가 약하다면 단일화가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
이와 관련 이재만 후보는 “단일화 방법, 시기 등과 관련해 다른 두 후보가 제안한 방법에 따를 생각”이라며 “큰 마찰 없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세 후보의 의지가 크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경선 향방에 대해 권영진 시장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시장은 지난 21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어떤 정치적 야합도 민심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찻잔 속 태풍으로 대응할 가치나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에 합의한)3명 다 합쳐도 제 지지율은 못 따라온다. 4자가 되든 양자가 되든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대구시장 한국당 경선 후보자 등록은 오는 28일까지다. 선거운동 기간은 4월 2~6일 총 5일이다. 후보 선출은 책임당원 전원 투표 결과 50%,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50%를 반영한다. 책임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투표는 5일, 현장투표는 8일에 실시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