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해녀상? 제주도 간도 크네

2011-07-12      기자

제주도가 구좌읍 하도리 해녀박물관 인근에 100억 원짜리 초대형 해녀상을 구상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기본·실시설계 용역비 5억 원 중 국비 2억5000만 원을 국토해양부에 신청한 상태다.

제주도의 복안은 제주판 ‘자유의 여신상’이다. 뉴욕에 ‘자유 여신상’이 있어 19세기 ‘아메리카 드림’을 안고 뉴욕 항구에 들어오는 이민자들에게 미래를 약속하는 징표로 자리했듯, 제주해녀 이미지를 거대한 동상으로 랜드마크화 하겠다는 것이다.

위치는 구좌읍이 될 공산이 크다. 제주도는 구체적인 위치와 규모, 활용안 등은 용역을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난 5월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구좌읍민과의 대화자리에서 이미 제주도는 구좌읍 주민들에게 해녀상 건립계획에 대해 언질을 준 바 있다.

동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우 지사는 “한림읍에 해녀학교가 있지만 구좌읍은 해녀문화에 있어 중요한 지역임에도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다”고 했고, 함께 있던 제주도 모 과장이 해녀상 등에 관한 향후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구상중인 해녀상은 높이가 30~40m에 이른다. 건물 10층 높이다. 용역비를 제외한 구상 금액은 95억 원. 거대한 동상을 볼거리로 제공하고, 내부에 전망대와 영상·체험실 등을 채워 넣을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미국 ‘자유의 여신상’ 높이가 받침대(47.5m)를 제외한 발부터 횃불까지 46m인 것을 감안하면, 제주도가 스스로 이번 사업을 제주판 ‘자유의 여신상’사업으로 부르는 것이 억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자유의 여신상’ 왕관 부분에 전망대가 있고, 내부에 박물관과 선물가게·엘리베이터 등이 설치돼 있는 점도 제주도의 해녀상 구상과 비슷하다.

이에 대해 논란이 거세다. 일부에서는 구좌읍에 해녀상징물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1930년대 해녀항일운동에서 구좌읍, 특히 하도리가 중요한 역할을 해냈지만 현재는 해녀박물관 외에 해녀를 부각시킬 뾰족한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