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이코스’ 검사결과 감감 무소식…지난해 7월 이후 ‘눈치보기’만

2018-02-26     권가림 기자

[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정부가 지난달 권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일반 담배보다 타르와 니코틴 검출량이 적다는 검사 결과를 확보하고도 이 내용을 발표하지 않아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와 아이코스 조사를 담당해 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금연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코스의 유해성 1차 검사 내용을 공유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담배 성분 국제표준 측정방법인 국제표준화기구(ISO) 방식과 ‘헬스 캐나다(Health Canada·캐나다 보건부)’ 방식으로 각각 분석했다고 전했다.
 
검사 내용에 따르면 국제표준화기준 방식에서는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의 니코틴, 타르 검출량이 큰 차이가 없었던 반면 캐나다 보건부 방식에서는 아이코스의 니코틴, 타르 검출량이 일반 담배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출량이 어느 정도나 적은지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 재가 없고 냄새가 덜해 흡연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국내 점유율이 확대된 가운데 유해성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지속되자 정부는 이 같은 조사를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증기 속 유해물질은 일반담배의 10% 수준”이라고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주장을 하며 국내 흡연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4월 국내에 출시된 후 흡연자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월에 팔린 담배 가운데 궐련형 전자담배의 비중은 지난해 12월보다 3.0% 포인트 늘어난 9.1%로 집계됐다.
 
더욱이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1년이 지난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시장점유율이 1%에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는 먼저 궐련형 담배 판매를 시작한 유럽 등지보다 시장 장악 속도가 빠른 만큼 이번 한국 정부의 유해성 조사 결과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학계의 한 교수는 26일 한 매체를 통해 “기존의 ISO와 캐나다보건부의 검사방식에 따라 아이코스의 니코티·타르 검출량이 차이를 보이지만 이는 유해성과는 또 별개다”며 “자칫 단순히 니코틴·타르 검출량만을 놓고 결과발표를 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식약처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궐련형 담배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진행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권련형 전자담배는 흡연자 사이에서 연기가 많이 나지 않고 냄새도 거의 안 나 흡연 후 몸과 옷에 특유의 냄새가 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뿐만 아니라 태우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기대감도 있다.
 
반면 권련형 전자담배는 여전히 몸에 해롭고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다며 비판한다.
 
권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달리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건강상 덜 해롭다는 담배회사의 과장 광고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더욱이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을 일반담배의 80%까지 올리고 향후 100%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올해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