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안내판 ‘영어표기 오류’ 투성

수원화성·남한산성 등 스펠링·문법 틀려 국제적 망신

2011-03-14      기자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전에 둔 남한산성 등 도내 중요 문화재의 현장 안내(설명)판에 영어표기가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나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문화재에는 매년 수십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오전 수원화성 내 행궁 입구. 왼편에 자리한 행궁을 소개하는 안내판의 영어설명은 40단어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간략했지만, 단어의 스펠링이 잘못 표기되는 등 3군데나 오류가 발생,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우선 ‘궁’을 의미하는 ‘palace’ 단어의 첫번째 ‘a’가 탈락, ‘place’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또 영어표기 둘째 줄 중간에는 ‘a numbers of’라고 잘못 쓰여 있었다. 단수를 나타내는 ‘a’와 복수 의미의 ‘s’가 함께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 줄의 Choseon dynasty’s(조선왕조의)라는 단어는 맨 마지막 스펠링인 s자가 알파벳 두자가 들어갈 만큼 널찍하게 띄어져 띄어쓰기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광주시 남한산성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남한산성 남문주차장 바로 옆 대형 설명판 역시 남한산성을 비롯한 문화재와 기념물 11건에 대한 한글과 영어 설명이 나타나 있었지만 이 역시 엉터리 표기가 수두룩하게 발견됐다.

‘~making if difficult to appro-ach’라는 표현은 ‘~때문에 접근이 어렵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it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if가 쓰이면서 문법적으로 틀린데다 해석조차 되지 않는 말이 돼버렸다.

더욱이 조선중기 문신 ‘정온’의 이름은 아예 다른 이름인 ‘Jeong Heon’(정헌)으로 표기돼 있었다.

아울러 한글 설명에 대한 영어표기가 통째로 빠진 채 반만 돼 있는가 하면, 아예 의미 자체가 다르거나 영어설명만으로는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다.

박향선 한국번역학회 부회장은 “오탈자 및 문법오류는 원어민 감수만 받아도 고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이라며 “관계당국은 문화재 외국어 표기 및 설명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관계자는 “원문에서 설명판에 옮겨지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현재 파악한 내용을 토대로 보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