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속에 스며든 제주의 정서
강덕환 시인 등 시집 출판 잇달아
2010-11-22 기자
제주문학계가 잇따른 시집 출간으로 풍성한 시간을 맞고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이는 강덕환씨. 제주작가회의 회원이면서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강 시인은 도의회 4·3조사위원을 역임하며 체득한 4·3사건을 주제로 신간 「그해 겨울은 춥기도 하였네」를 펴냈다.
「그해 겨울은…」에서 시인은 4·3을 단일 주제로 하여 사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데 치중했다. 한없이 낮은 곳으로 스며들어 4·3의 온전한 모습을 증거하고 이를 시로 올곧게 형상화했다. 이번 시집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 4·3에 대한 아픔을 생생하게 묘사해냈다.
특히 시집에는 제주어가 유독 생생히 살아 당시의 아픔과 분노에 독자들을 새삼 아연실색케 한다. 이와 관련해 문학평론가 김동윤씨는 “4·3의 상황이 제주어를 통해 전달, 그 울림이 배가되고 있다”며 “제주어로 말하는 4·3을 이해하지 못하면 4·3의 속살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신념이 반영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같은 제주작가회의 회원인 홍경희씨가 첫 시집 「그리움의 원근법」을 출간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풍경의 겉과 속을 시조라는 단아한 율격으로 그려냈다. ‘시월의 숲속에서 빵 굽는 냄새’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홍 시인의 ‘남다른 후각’이 작품의 주조를 이룬다.
[제주도민일보]